เข้าสู่ระบบ“이 아이의 엄마는 죽지 않았습니다.”회의실은 한동안 조용했다.서아는 곧바로 편지를 보내달라고 하지 않았다.“현재 보호자에게 먼저 물어봐요. 편지 전체를 아이에게 보여줄 의향이 있는지.”도윤이 메시지를 전달했다.잠시 후 답이 왔다.보여주고 싶습니다.하지만 제가 결정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이번엔 Child Door를 열었다.당신을 처음 데려온 날 함께 발견된 편지가 있습니다. 현재 보호자는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내용을 확인하고 싶습니까?N-17의 답은 금방 오지 않았다.한 시간 뒤.누가 쓴 편지인지 먼저 알고 싶습니다.서아가 도윤을 바라봤다.“발신자만 확인할 수 있을까요?”현재 보호자에게 요청했고, 사진 한 장이 도착했다.편지 마지막 부분.서명은 없었다.대신 이니셜 하나.J.E.C.서아의 얼굴이 굳었다.태준도 곧 알아챘다.“정은채.”강윤서가 약물에 취해 있었다는 사실을 기록했던 간호사.사고 넉 달 뒤 교통사고로 죽은 사람.도윤이 필적을 비교했다.“정은채 씨 간호기록과 일치 가능성이 높습니다.”민서윤이 화면을 바라보며 낮게 말했다.“그 사람이 N-17까지…”서아는 바로 단정하지 않았다.“편지를 봐야 알아요.”N-17에게 사실만 전달했다.작성자는 당시 태성병원 간호사로 추정됩니다. 현재는 사망했습니다.잠시 뒤 답장이 왔다.읽겠습니다.그제야 편지 전체가 열렸다.오래된 종이는 군데군데 번져 있었다.서아가 천천히 읽었다.이 아이의 엄마는 죽지 않았습니다.만약 재단에서 죽었다고 말한다면 믿지 마십시오.엄마는 아이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아이를 데려가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 제가 지금 당장 되돌릴 힘은 없습니다.서아의 목이 잠겼다.다음 줄.부탁드립니다.이 아이가 안전하게 자란다면, 먼저 진실을 말하지 마십시오.태준이 고개를 들었다.“말하지 말라고?”편지는 계속됐다.아이가 어느 날 자기 출생을 묻는다면, 그때 이 편지를 보여주십시오
그 말이면 오늘은 충분합니다.N-17의 엄마가 남긴 마지막 문장이었다.서아는 그날 더 이상 문을 열지 않았다.하지만 다음 날 오후, Child Door에 새로운 질문이 도착했다.한 가지 더 알고 싶습니다.지금 저를 키운 사람은 알고 있었습니까?서아의 손이 멈췄다.이번 질문은 달랐다.낳은 엄마가 자신을 버렸는지 확인한 뒤, 이제는 자신을 키운 사람이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 묻고 있었다.태준이 낮게 말했다.“이건 잘못 건드리면 지금 가족까지 무너질 수 있어.”“응.”서아는 바로 조사하지 않았다.먼저 N-17에게 답했다.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 가족이 몰랐던 사실까지 드러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원합니까?답은 한참 뒤에 왔다.네.누구를 미워해야 하는지 찾으려는 게 아닙니다.누가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만 알고 싶습니다.서아는 그 문장을 읽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사실만 찾아요.”도윤은 N-17의 현재 신원을 열지 않은 채 과거 배치 기록만 추적했다.그리고 한 시간 뒤, 오래된 보호자 인계 서류 하나를 발견했다.아동 보호 인계 완료생모: 사망 고지추가 접촉 가능성: 없음민유라의 얼굴이 굳었다.“생모한테는 아이가 없다고 하고, 키우는 사람한테는 엄마가 죽었다고 했네.”양쪽에 다른 거짓말.그래야 서로 찾지 않는다.서아는 입술을 깨물었다.도윤이 다음 문서를 열었다.보호자 확인서하단에는 서명이 있었다.현재 보호자의 서명.그리고 옆에 낯익은 문구.향후 생모 또는 혈연 관계인의 접촉 요청이 있을 경우 태성 복지재단에 즉시 통보한다.태준의 얼굴이 굳었다.“그럼 키운 사람도 태성에 협조한 거야?”한재욱은 바로 고개를 저었다.“그렇게 단정하면 안 됩니다. 서명 당시 어떤 설명을 들었는지 봐야 합니다.”서아도 같은 생각이었다.서명 하나만 보고 사람을 정하지 않는다.그들이 그렇게 하지 않기로 한 이유였다.도윤이 당시 상담기록을 복원했다.보호자 질문: 생모가 나중에 찾아올 가능성이 있습니까?재단
다음 날 아침.서아가 회의실에 들어서자 도윤이 이미 화면 하나를 띄워놓고 있었다.First Name — sealed by claimant choice.어젯밤과 달라진 것은 없었다.N-17은 처음 불렸던 이름을 아직 알고 싶지 않다고 했다.서아는 의자에 앉으며 물었다.“밤사이 연락은요?”“없었습니다.”“엄마 쪽도?”“네. Maternal Door도 그대로입니다.”서아는 안도했다.아무 일도 없다는 것이 이번에는 좋은 소식이었다.그때 하윤이 민유라의 손을 잡고 들어왔다.“엄마.”“응?”“어제 그 사람 이름 안 봤지?”서아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안 봤어.”하윤은 만족한 듯 의자에 올라앉았다.“잘했네.”지연이 피식 웃었다.“이젠 언니가 하윤이한테 검사받네.”잠깐의 웃음이 흘렀다.그러나 도윤의 화면에 새 알림이 뜨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Child Door — new message received.서아는 바로 읽지 않았다.“당사자 확인됐어요?”“네. 같은 보호 채널입니다.”서아가 고개를 끄덕였다.메시지가 열렸다.밤새 생각했습니다.이름은 아직 알고 싶지 않습니다.대신 왜 저를 찾지 못했는지 알고 싶습니다.회의실이 조용해졌다.이름보다 먼저 이유를 묻고 있었다.태준이 낮게 말했다.“버렸는지 아닌지를 확인하고 싶은 거겠지.”민유라는 화면을 바라보며 말했다.“엄마가 열네 번 왔다는 기록부터 보여주면 되지 않을까?”서아는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저었다.“기록을 그대로 던지면 안 돼.”“왜?”“열네 번이라는 숫자만 보면 ‘그런데 왜 못 만났지?’가 먼저 남을 수도 있어.”한재욱이 고개를 끄덕였다.“맥락 없이 기록만 주면 또 당사자가 자기 탓을 할 수 있습니다.”서아는 도윤에게 말했다.“엄마가 찾아온 사실, 태성이 아이 기록이 없다고 답한 사실, 그리고 엄마를 사망 처리한 사실. 세 가지만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요.”잠시 후 짧은 문서가 만들어졌다.1. 모계 당사자는 아이를 확인하기 위해 14차례
Maternal Door status: open, no contact requested.서아는 그 문장을 한참 바라봤다.엄마는 살아 있었다.찾고 싶어 했다.하지만 아이가 먼저 알고 싶다고 말하기 전까지는 자신을 찾지 말라고 했다.그 선택을 존중하는 것.그게 이번 절차의 시작이었다.그런데 다음 날 아침, 도윤이 급하게 회의실로 들어왔다.“서아 씨. N-17 쪽에서 움직임이 있습니다.”서아의 표정이 굳었다.“추적한 건 아니죠?”“아닙니다. 우리가 만든 Child Door에 외부 요청이 들어왔습니다.”화면에 짧은 문장이 떴다.내 출생기록에 없는 사람이 있다고 들었습니다.그 사람이 살아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회의실이 조용해졌다.태준이 물었다.“N-17 본인 맞아?”도윤은 고개를 끄덕였다.“독립 변호사 쪽에서 성인 당사자 여부만 확인했습니다. 이름은 받지 않았습니다.”서아는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아이가 먼저 물었다.정확히는 이제 아이가 아니었다.자기 삶을 살아온 한 사람이, 자기 기록의 빈칸을 발견하고 스스로 문 앞에 온 것이다.민유라가 조용히 말했다.“드디어 물었네.”서아는 바로 답장을 쓰지 않았다.한재욱이 물었다.“살아 있다는 사실 정도는 알려도 되지 않습니까?”서아는 고개를 저었다.“엄마가 남긴 조건은 ‘아이가 먼저 알고 싶다고 했는지 확인해달라’였어요. 지금 그 조건은 충족됐어요.”“그럼?”“그래도 한 번 더 묻죠.”도윤이 고개를 들었다.서아는 천천히 말했다.“‘살아 있다’는 대답을 듣고 싶은 건지, 아니면 기록만 확인하고 싶은 건지.”태준이 작게 숨을 내쉬었다.“알게 된 뒤에는 다시 모를 수 없으니까.”“응.”서아가 직접 문장을 적었다.당신이 묻는 사람의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다만 답을 들으면 현재 알고 있는 가족관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지금도 알고 싶습니까?전송.답은 바로 오지 않았다.한 시간.세 시간.그리고 저녁이 가까워질 무렵 Child Door가 다시
Stop searching. Mother is alive. Child does not know.서아는 그 문장을 다시 읽었다.“추적은 중지합니다.”도윤이 손을 멈췄다.“그럼 엄마 쪽도요?”“네. 위치도 이름도 더 열지 마요.”태준이 조용히 물었다.“살아 있다는 것만 알고 멈추겠다고?”서아는 고개를 끄덕였다.“지금 N-17에게 필요한 게 엄마를 갑자기 데려다주는 건지 모르잖아.”아이는 이미 자기 삶을 살고 있다.가족이 있을 수도 있고, 자신을 낳은 엄마가 죽었다고 믿고 있을 수도 있었다.어느 날 낯선 어른들이 나타나 모든 게 거짓이었다고 말한다면.그것 역시 폭력이 될 수 있었다.민유라가 화면 너머에서 말했다.“엄마도 준비가 필요해.”서아가 엄마를 봤다.민유라는 한참 침묵하다 말을 이었다.“아이를 열네 번 찾았다고 해서, 지금 당장 만날 준비가 됐다는 뜻은 아니야.”그 말에 서아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이번에는 둘 다 문을 따로 만들어요.”한재욱이 물었다.“별도 의사 확인 절차?”“네.”서아는 화면에 두 개의 빈 창을 만들었다.Maternal DoorChild Door그리고 그 사이에는 연결선을 만들지 않았다.“엄마가 먼저 들어와도 아이에게 바로 알리지 않습니다. 아이가 먼저 진실을 알고 싶다고 해도 엄마 위치를 바로 넘기지 않고요.”도윤이 말했다.“양쪽이 각각 동의했을 때만 연결.”“그것도 한 번의 동의로 끝내지 않아요.”서아의 목소리가 단단해졌다.“다시 확인해요. 하루 뒤, 일주일 뒤. 정말 원하는지.”민서윤이 낮게 말했다.“예전 시스템과 완전히 반대네요.”서아가 그녀를 봤다.“예전엔 한쪽 이름만 있으면 나머지를 강제로 열었으니까요.”도윤이 새 원칙을 입력했다.원칙 28. 혈연 사실은 재회를 강제하지 않는다.원칙 29. 가족 회복은 양측의 독립된 반복 동의가 있을 때만 연결한다.그때 익명 메시지가 다시 들어왔다.Good. Then contact the mother first.
Current status of child: ACTIVE TRACE AVAILABLE도윤의 손이 멈췄다.“완료 처리된 아이한테 왜 추적선이 살아 있죠?”민서윤은 화면을 바라보며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원래 완료되면 추적선도 닫혀야 해요.”서아가 물었다.“그럼 누군가 일부러 남긴 거네요.”도윤은 추적 기록을 열었다.첫 좌표는 오래전 태성병원.두 번째는 외부 보호시설.세 번째부터 이상했다.학교 급식비 지원 기록. 예방접종 확인. 청소년 교통카드 등록.태준의 표정이 굳었다.“계속 살아온 거야.”“네.”도윤이 낮게 말했다.“N-17은 최소 몇 년 전까지는 정상 생활 기록이 있습니다.”지연이 물었다.“이름은?”서아가 바로 막았다.“열지 마요.”도윤이 고개를 끄덕였다.“비식별 상태로 추적하겠습니다.”화면에는 이름 대신 하나의 식별번호만 남았다.N17-LIVE민서윤은 손을 꽉 쥐었다.“그럼 아이를 남긴 이유가 있었을 겁니다.”“무슨 이유요?”“찾기 위해서가 아니라…”그녀의 얼굴이 굳었다.“지켜보기 위해서.”회의실이 조용해졌다.도윤이 기록 패턴을 분석했다.“N-17은 직접 개입 기록이 거의 없습니다. 대신 매년 한 번씩 상태만 확인했습니다.”한재욱이 낮게 말했다.“관찰 대상.”“네.”도윤은 마지막 접속 기록을 열었다.Trace reviewed: 11 days agoReviewer: D-01 Continuity Cell태준이 이를 악물었다.“강도현 쪽이 아직 보고 있었어.”서아는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엄마는 정말 죽었나요?”도윤이 사망 기록을 확인했다.잠시 뒤 표정이 달라졌다.“이것도 이상합니다.”“왜요?”“사망신고는 있는데 사망진단서가 없습니다.”민서윤이 고개를 들었다.“그럼 가짜일 수 있어요.”도윤은 기록을 더 뒤졌다.사망 처리된 날짜 바로 다음 날.Maternal identity archived.Contact prohibited.서아의 눈빛이 차가워졌다.엄
태성가 저택은 평소보다 더 조용했다.겉으로는 아무 일도 없는 듯 평온했지만, 그 안쪽 공기는 이미 완전히 뒤틀려 있었다.윤지연은 2층 자신의 방 거울 앞에 서 있었다.아무 표정도 없었다.그저—자신의 얼굴을 가만히 보고 있었다.“…진짜 딸.”입술이 아주 작게 움직였다.거울 속 자신을 보며, 천천히 웃었다.“웃기지 마.”그녀는 손을 들어 자신의 뺨을 살짝 쳤다.짝.그리고—다시.짝.점점 세게.순간, 하얀 피부 위로 붉은 자국이 올라왔다.지연은 멈췄다.거울을 보며 고개를 기울였다.“…이 정도면 되겠네.
회장실 문이 닫히자, 바깥의 소음이 완전히 차단됐다.고요했다.너무 조용해서, 숨소리조차 크게 들릴 정도로.강진호는 여전히 서류를 쥔 채 서 있었다. 손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DNA 검사 결과.단 한 줄.부녀 관계 일치그는 그 문장을 몇 번이나 다시 읽었다.“…말이 안 된다.”낮게, 거의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서아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그저 가만히 서 있었다.그 눈빛은 이미 답을 알고 있는 사람의 것이었다.“이건 조작일 수도 있어.”강진호가 서류를 내려놓으며 말했다.“요즘은 이런 거—”“그럼
태성그룹 본사 로비는 이상할 정도로 조용했다.출근 시간인데도 사람들의 움직임이 둔했다. 오늘은 이사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차기 후계 구도를 논의하는 자리.겉으로는 회의.하지만 실제로는—권력을 나누는 날.그때였다.건물 앞에 검은 세단 한 대가 멈췄다.문이 열렸다.구두가 바닥에 닿았다.또각.로비 유리문이 열리자, 직원 한 명이 먼저 고개를 들었다.그리고—숨이 멎었다.“…어?”옆에 있던 직원이 물었다.“왜 그래?”대답이 나오지 않았다.그저 시선이 한 곳에 고정됐다.천천히 걸어오는 여자.검은 코트.
어둠 속에서 소리가 먼저 떠올랐다.삐— 삐— 삐—규칙적인 기계음.그 다음에야 감각이 돌아왔다.차가운 공기. 무거운 몸. 그리고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는 답답함.윤서아는 아주 천천히 눈을 떴다.흐릿한 천장. 형광등 불빛이 번져 보였다.“…여기…”입을 열었지만 소리는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목이 바짝 말라 있었다.그때였다.“환자분! 눈 뜨셨어요?”간호사의 목소리가 갑자기 가까워졌다. 발걸음 소리가 이어졌고, 곧 의사가 따라 들어왔다.서아의 시야에 여러 얼굴이 겹쳐 보였다.“의식 돌아왔습니다. 동공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