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거길 왜 다시 봐요?”
해경이 태블릿 앞으로 손을 뻗었다가 거뒀다. 화면을 가리면 더 이상했다.
한별은 영상을 되돌리는 담당자의 손을 보고 있었다.
다시, 그가 손을 내밀었다.
화면 속 해경이 웃었다.
'그만 웃어. 이제 일어났잖아.'
아까는 다리가 저렸고, 말이 웃겼고, 그래서 잠깐 잡았을 뿐이었다. 이렇게 따로 보니 변명할 게 많아졌다.
“여기부터는 빼주세요.”
한별이 말했다.
해경은 그를 돌아봤다.
“손 잡는 부분이요?”
“네. 실장님 얼굴 안 나오는 쪽으로.”
담당자가 해경에게도 괜찮으냐고 물었다. 그녀는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저도 그게 좋아요.”
그 말은 진심이었다. 일하는 모습이 모르는 사람들에게 보이는 건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한별이 먼저 잘라달라고 하니 묘하게 머쓱했다.
'누가 넣어달랬나.'
괜히 제 손바닥을 내려다봤다. 붙잡고 늘어진 것도 아닌데.
담당자가 돌아가자 해경은 테이프를 가방에 넣었다.
“배우님도 신경 쓰이시죠. 저런 거 나가면.”
“실장님이 싫어하잖아요.”
지퍼를 당기던 손이 멈췄다.
“제가요?”
“사진도 보내고 지우라면서요.”
야시장에서 찍힌 사진이었다. 해경은 그제야 한별을 제대로 봤다.
“그걸 기억하세요?”
“사흘 전 일인데.”
“아무튼 다음엔 저한테 먼저 물어보세요.”
말하고 나니 또 따지는 소리가 됐다. 고맙다는 말부터 할걸.
한별은 잠깐 해경을 보다가 물었다.
“그럼 다시 가서 쓰라고 할까요?”
“아뇨.”
“어렵네.”
그가 먼저 걸었다. 해경은 반 발 늦게 뒤따랐다.
'나도 어려워요. 내가 왜 이러는지.'
점심은 호텔 식당에서 먹었다.
사람들이 몰리기 전에 얼른 담아 나올 생각이었는데, 뚜껑이 닫힌 찜통 앞에서 발이 묶였다.
한별이 집게를 든 채 서 있었다.
“이거 같은 거예요?”
작은 빵 세 종류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해경도 모르는 글자였다.
“갈라보셔야 알죠.”
“하나씩 다 먹긴 싫은데.”
“배우님 입맛을 빵이 어떻게 알아요.”
해경은 가장 가까운 것을 집었다. 한별도 같은 것을 골랐다.
빈자리에 앉아 빵을 가르자 노란 속이 보였다.
한별이 해경의 접시를 봤다.
“맛있어요?”
“아직 안 먹었어요.”
“먹어봐요.”
“왜 제가 먼저 먹어야 해요?”
“먼저 골랐으니까.”
해경은 빵을 접시에 내려놨다.
한별도 기다렸다.
맞은편에 앉은 승재가 두 사람을 번갈아 보더니 자기 빵을 한입에 넣었다.
“형, 커스터드예요.”
그제야 둘이 동시에 빵을 들었다.
승재가 물을 마시다 웃었다.
“밥 먹는데도 순서 정해야 돼요?”
“실장님이 안 먹길래.”
“저분이 자꾸 보시니까요.”
또 말이 겹쳤다. 해경은 이번엔 먼저 한입 베어 물었다.
달았다. 얄미운 사람 앞에서도 맛은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컵을 치우는데 한별이 물었다.
“아까 영상, 뭐가 그렇게 싫었어요?”
“배우님이 기억하신다면서요.”
“기억은 하는데 이유는 모르죠.”
해경은 컵을 포개다 말았다.
화장이 마음에 안 들었다고 하면 다시 보자고 할 것 같았다. 일하는 모습을 찍히기 싫다고 하면 왜 웃고 있었느냐고 할 것 같고.
사실 그런 질문을 할 사람인지도 몰랐다. 혼자 답부터 준비하고 있었다.
“제가 모르는 제 얼굴이 나오잖아요.”
생각보다 솔직한 말이 나왔다.
한별은 테이블에 남은 휴지를 접었다.
“이상하진 않던데.”
“배우님은 맨날 보시니까 익숙하시겠죠.”
“나도 내 거 보기 싫을 때 있어요.”
해경은 조금 의외라는 듯 그를 봤다.
“잘생겼는데도요?”
말이 먼저 나갔다.
한별이 휴지를 내려놓았다.
“그건 별개죠.”
너무 당연하게 받아서 더 민망했다. 부정할 생각은 아예 없는 모양이었다.
“대사 칠 때 왜 저렇게 힘줬나 싶기도 하고.”
이번에는 해경이 웃지 않았다.
“그런 건 배우님만 아는 거 아니에요?”
“실장님 얼굴도 그럴 수 있죠.”
그가 컵을 받아갔다.
대단한 위로는 아니었다. 그런데 아까 영상 속 자신을 그렇게까지 나무랄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그냥 웃은 건데, 뭐.'
해경이 빈 쟁반을 들었다.
“그래도 공개는 싫어요.”
“안 한다니까. 나한테 두 번 허락 안 받아도 돼요.”
“허락받는 거 아니거든요.”
“알아요. 세 번째 말하는 거.”
해경은 쟁반으로 그의 등을 밀었다.
오후에는 한별 혼자 찍는 장면이 먼저였다.
해경은 모니터 뒤에서 여벌 셔츠를 들고 기다렸다. 화면 속 그는 방금 전 커스터드 빵을 두고 버티던 사람과 달랐다.
상대 배우가 없는 자리에서 대사를 건네고, 잠깐 기다리고, 웃었다.
이번에는 그 웃음 뒤에 숨을 고르는 순간이 보였다.
'저것도 마음에 안 들까.'
컷이 나자 한별이 모니터로 왔다. 해경은 괜히 자리를 비켜줬다.
그가 영상을 확인하는 동안 그녀도 옆에 남았다.
“왜요. 또 풀 붙었어요?”
다 보고 나서야 그가 물었다.
“아뇨. 오늘은 잘 걸어 다니시네요.”
“칭찬할 게 그거밖에 없어요?”
해경은 셔츠를 그의 팔에 걸쳐줬다.
“방금 좋았어요. 마지막에 웃는 거.”
그가 대답하지 않아 해경은 덧붙였다.
“혼내는 말투 아니었어요, 이번엔.”
한별이 대본으로 제 턱을 한번 쓸었다.
“들었어요.”
그러고는 갈아입을 곳으로 갔다. 해경은 돌아서다가 그가 조금 전까지 서 있던 자리를 다시 봤다.
'안 놀리네.'
그게 더 신경 쓰였다.
촬영이 끝날 무렵 재하가 다가왔다.
“해경아, 내일 오전 비었지? 바닷가 시장 같이 갈래?”
해경은 촬영표를 확인했다. 의상 점검은 오후였다.
“뭐 찍으러?”
“사진 말고. 너랑 구경하러.”
친구로 나온 거라고 했던 저녁이 떠올랐다. 이번에는 재하도 웃으며 말을 흐리지 않았다.
해경은 바로 답하지 못했다.
등 뒤에서 커버가 바스락거렸다.
갈아입은 옷을 돌려주러 온 한별이었다.
그가 옷을 내밀었다. 해경이 받자 손이 떨어졌다.
“이번에도 친구로 가는 거예요?”
이번엔 재하가 해경에게 물었다.
한별은 아직 그 자리에 있었다.
“도윤이 일이라고는 안 했잖아요.”해경은 바닥에서 일어나 휴대폰을 챙겼다.“저도 방금 알았어요. 그런데 누구 일이면 달라지는데요?”“사람 피곤하게 하는 타입이에요.”“그건 여기서도 적응했어요.”한별이 해경을 봤다.“나랑은 달라요.”“그러겠죠. 배우님 같은 분이 또 계시면 곤란하죠.”그는 탁자에 놓았던 도시락 통을 집어 들었다. 해경은 화면을 껐다.“두 분 사이에 뭐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배우님이 싫어한다고 저도 싫어할 순 없어요.”“싫어하라고는 안 했어요.”“그럼 일해보고 제가 판단할게요.”잠깐 조용해졌다. 한별이 통 뚜껑을 맞췄다.“그래요. 해보고.”그가 옆방으로 돌아갔다.해경은 닫힌 문 앞에서 휴대폰을 고쳐 쥐었다.저녁 이야기는 끝난 걸까.'지가 먼저 물어봐놓고.'다시 불러서 묻기는 싫었다. 그런데 방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저녁에 뭘 먹자고 하려던 건지 궁금했다.다음 날, 해경은 서진이 보낸 차량을 타고 리조트에 도착했다.작업실 문 앞에서 강도윤과 마주쳤다.그는 커피 두 잔을 들고 있었다.“오늘 오시기로 한 실장님이시죠? 강도윤입니다.”도윤이 손을 내밀려다 컵을 내려다봤다.“잠깐만요. 제가 지금 손이 두 개밖에 없네요.”한 잔을 다른 손으로 옮기자 뚜껑 사이로 커피가 올라왔다.해경이 얼른 컵 하나를 받았다.“
“윤서진 실장님이요?”해경이 가방을 다시 열었다. 휴대폰에는 서진의 메시지가 와 있었다.근처 리조트 화보 때문에 들어왔다고 했다. 제작팀에 협찬 샘플을 전달할 일이 생겨, 해경의 퇴근 시간에 맞춰 기다리겠다는 내용이었다.“저 먼저 정리하고 갈게요.”해경이 보조에게 가방을 넘겼다. 옆에 있던 한별이 물었다.“방금까지 정리한 건 뭐예요?”“다 했는지 확인하는 거죠.”“확인도 다 했는데.”“배우님은 대본 확인 한 번만 하세요?”한별이 고개를 뒤로 젖혔다.“가요. 누가 못 가게 했나.”말투가 이상했다. 해경은 그를 봤다가 다시 휴대폰을 확인했다.지금은 왜 저러는지 따질 시간이 없었다.호텔 작업실에 돌아왔을 때 서진은 세린과 이야기하고 있었다.“언니, 여기까지 와서도 일해?”“오늘은 짐만 전해주고 쉴 거야. 너도 끝났다며.”해경이 들어서자 서진이 먼저 일어났다.“류해경 실장님?”사진으로만 봤던 사람이 자기 이름을 불렀다.해경은 악수를 하다가 손바닥에 핀이 없는지 괜히 확인했다.'아니, 손에 꽂고 다니는 것도 아닌데.'“보내주신 사진 잘 봤어요.”“감사합니다. 원본은 정리해서…….”“사진부터 다시 볼까요? 이쪽 앉아요.”서진이 태블릿을 돌렸다. 해경이 보낸 세 장이 떠 있었다.어떤 옷이 예쁘다는 말보다, 왜 그 옷을
“그 질문은 이따 대답해요.”한별이 해경의 뒤에서 말했다.해경은 감독이 기다리는 테이블로 걸음을 빨리했다.'연기 잘해서 싫냐니.'그게 싫은 거라면 이렇게 답을 피할 이유도 없었다. 문제는 그가 세린을 바라보는 얼굴을 본 뒤, 아침에 자신에게 웃던 얼굴까지 의심하게 됐다는 것이었다.말로 꺼내면 우스워질 생각이었다.테이블 위에는 방금 찍은 장면의 사진이 펼쳐져 있었다. 제작팀 직원이 한 장을 골라 들었다. 한별과 세린의 얼굴이 가까운 컷이었다.“숙소 건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하잖아요. 오늘 밤 티저를 하나 올리면 관심이 작품으로 돌아올 것 같아서요.”세린이 사진을 봤다.“키스 장면을 벌써요?”“짧은 스틸 한 장입니다. 두 분 의견 듣고 결정하려고요.”한별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세린이 먼저 사진을 내려놓았다.“저는 다른 사진이면 좋겠어요.”“노출이 부담스러우세요?”“노출보다 순서요. 아직 첫 티저도 안 나왔는데 키스신부터 보여주면 인물 관계를 다 아는 것 같잖아요.”해경은 세린을 봤다.정확한 말이었다. 그 사진을 보고 불편했던 건 자기 기분 때문만은 아니었다. 해경은 의상팀으로서 덧붙였다.“이 장면 옷은 앞 장면의 사건을 겪고 나서 바뀐 스타일이에요. 먼저 공개되면 이야기 흐름도 보일 거예요.”제작팀 직원이 사진을 다시 봤다.“그럼 대체 컷을 오늘 찍어야 하는데 시간이 없네요.”재하가 카메라를 들어 보였다.“앞 테라스 빛 아직 살아 있어요. 두 분 각각 한 컷씩 찍
“여기서 손 잡고, 대사 끝나면 가까이 오는 거지?”세린이 대본을 짚었다. 한별은 그녀가 표시한 부분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해경은 두 사람 옆에서 의상 가방의 지퍼를 닫았다.평소 같으면 소매가 어떻게 접히는지 봤을 것이다. 오늘은 가방 안에 뭐가 빠졌는지만 자꾸 확인했다.“실장님.”한별이 불렀다.“네?”“그거 두고 가요?”탁자에 빵 봉투가 남아 있었다.“나중에 먹으려고요.”“나중에 개미가 먼저 먹겠는데.”해경은 봉투를 챙겼다.'그래. 개미랑 먹으면 되겠네.'엉뚱한 데 심술이 났다. 한별은 잘못한 게 없었다. 그래서 더 할 말이 없었다.해안 카페는 촬영팀이 빌린 오전 동안만 영업을 쉬었다.난간 너머로 바다가 보였고, 흰 차양 아래로 햇빛이 잘게 들었다. 어디에 카메라를 놓아도 두 사람은 그림처럼 어울렸다.해경은 세린의 원피스 허리를 정리했다.“많이 붙어요?”세린이 물었다.“네?”“옷이요. 앉으면 배 쪽이 뜨는 것 같아서.”“아. 잠깐만요.”해경은 안쪽 고정을 풀어 조금 여유를 줬다.'정신 차려. 뭐가 붙는 줄 알았는데.'세린이 의자에 앉았다 일어나며 확인했다.“이제 괜찮아요.”한별이 옆으로 다가왔다. 해경은 그의 셔츠도 확인하고 한 걸음 물러났다.“다 됐어요.”“난 되게 빨리 끝나네요.”
“누가 그렇게 전달했어요?”한별의 물음에 직원이 휴대폰을 확인했다.“차량 명단에 두 분이 같이 적혀 있어서요. 제가 잘못 알았네요.”해경은 카드키를 받으며 정정했다.“의상팀 공용 작업실이에요. 다른 배우들도 드나들 겁니다.”“네. 안내 다시 하겠습니다.”연결된 방은 그대로 쓰기로 했다. 당장 옮길 곳도 없었다.엘리베이터에 오르자 한별이 말했다.“내 전담은 싫고, 내 옆방은 괜찮아요?”“옆방은 말을 안 하니까요.”“벽 얇다던데.”“그럼 배우님이 조용히 해주세요.”해경이 먼저 내렸다. 뒤에서 웃는 소리가 따라왔다.아까보다 기분이 풀린 것 같았다.'잘됐네. 내일 또 까칠하게 굴면 피곤하니까.'그렇게 생각하면서도 괜히 돌아볼 뻔했다.다음 날, 해경은 작업실에 가장 먼저 도착했다.보조가 아침을 가져오는 동안 어제 접어둔 의상을 꺼냈다. 벽 가운데 있는 연결문이 자꾸 시야에 들어왔다.한별의 첫 촬영은 아홉 시였다.지금은 일곱 시 사십 분.'아직 안 왔겠지.'해경은 거울을 보고 머리를 다시 묶었다. 목덜미의 잔머리까지 정리하고 나니 조금 어이가 없었다.어차피 습해서 다시 흐트러질 텐데.그때 옆방에서 의자를 끄는 소리가 났다.해경은 거울에서 한 발 떨어졌다.노크라도 할 줄 알았는데 문은 잠잠했다.'뭐, 꼭 인사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그녀는 스팀다리미를 켰다.전원은 들어오는데 김이 나오지 않았다. 물통을 다
“아뇨. 못 들었어요.”한별이 답했다.해경은 준비실 문을 닫았다. 세린은 안쪽에서 자기 옷을 챙기고 있었다.“그럼 이제 들으셨으니까 배우님도 조심해주세요.”“승재한테 내가 얘기할게요.”“저한테 잘해주라고 하시라는 뜻 아니에요.”전화 너머에서 차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났다.“나 때문에 실장님한테 그런 말 한 거잖아요.”“같이 나갔는데 저만 말 들은 게 싫어요. 배우님이 먼저 나가자고 하셨고요.”말하고 나니 꼭 따라가기 싫었는데 끌려간 사람 같았다.해경은 잠깐 말을 멈췄다.“물론 저도 가고 싶어서 갔어요.”그 대목에서 목소리가 작아진 게 더 짜증 났다.한별이 물었다.“나랑요?”“지금 그게 중요해요?”“그것도 중요하죠.”해경은 휴대폰을 귀에서 잠깐 뗐다가 다시 댔다.'끝까지 자기 듣고 싶은 것만 듣지.'“다시 말씀드릴게요. 주의사항 있으면 두 사람한테 똑같이 알려주세요.”“알았어요.”“그리고 제 차는 제가 정해요.”이번에는 대답이 조금 늦었다.“그건 내 마음대로 한 거 맞아요.”예상하지 못한 인정이었다. 해경은 다음 말을 준비하다 멈췄다.“짐 챙겨요. 내가 승재랑 얘기할게요.”통화가 끝났다.세린은 휴대폰에서 눈을 들지 않은 채 물었다.“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