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이]짐 옮겨도 됩니까.조청 종지를 들고 있던 손이 멈췄다. 종지 안에서 조청이 천천히 기울었다. 조청은 천천히 기운다. 나는 그보다 빨리 기울었다."……짐이 몇 개인데요."그가 대답을 준비해 온 사람처럼 말했다."셔츠 열두 장. 넥타이 여덟 개. 책 몇 권. 앞치마 하나.""앞치마도요?""채훈 씨 거. 강, 이라고 적힌.""버팀이는요.""버팀이는 거실에. 거기가 제일 해가 잘 듭니다."이 사람은 이사 계획서까지 머릿속에 써 왔다. 한 줄짜리가 아니라 목록으로."소파는요.""……두고 가겠습니다."웃음이 새어 나왔다. 조청 종지를 내려놓았다. 안전핀을 열려다 그가 보는 걸 알고 말았다."소파는 두고 오세요. 손님 오면 써요. 제주 소파요."그가 웃었다. 입까지.그날 밤 셔츠 열두 장이 내 방 옷장으로 왔다. 넥타이 여덟 개는 서랍 한 칸. 앞치마는 문고리에 걸렸다. 베개가 하나 더 생겼다. 서재에서 온 베개. 호텔 베개다. 너무 푹신했다.불을 껐다. 침대가 넓었다. 원래 넓었는데 오늘 처음 그걸 알았다. 그가 반대편 끝에 누웠다. 반대편 끝이 조금 기울었다.오 분 뒤 그의 숨소리가 바뀌었다. 느려지고 깊어졌다.잠들었다. 오 분 만에. 석 달 동안 새벽 두 시까지 누룽지를 데우던 사람이.나는 한참 천장을 봤다. 그의 숨소리를 셌다. 입장 신호처럼. 셋, 둘, 하나. 그러다 나도 모르게 잠들었다. 몇까지 셌는지 모른다.[재헌]눈을 떴다. 창밖이 밝았다. 시계를 봤다. 아침 일곱 시 십 분.잤다. 일곱 시간. 1207호를 나온 뒤로 처음이다.천장이 낯설었다. 고개를 돌렸다. 의자 등받이에 그녀 카디건이 걸려 있었다. 어제 입은 것. 탁자 위에 봄빛 수첩, 누룽지 봉지 하나, 안전핀 한 줌, 반쯤 남은 물컵. 바닥에 그녀 슬리퍼 한 짝. 나머지 한 짝은 침대 밑 어딘가.아무도 치우지 않았다. 어제가 그대로 있었다.어제가 남아 있는 방.움직이지 않았다. 옆에서 그녀가 자고 있었다. 이불을 턱까지 끌어올리고, 머리카락이
ปรับปรุงล่าสุด : 2026-10-18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