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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대학 수능을 마친 날, 나는 암 말기로 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다만 남편이란 인간은 호텔에서 첫사랑을 끌어안고 있었다.
“우리 자기 조만간 은찬의 새엄마가 될 거야.”
아들 이은찬도 바에서 술을 퍼마시면서 친구들에게 푸념해댔다.
“우리 엄마는 내 인생을 너무 공제하려고 들어. 마음 같아선 확 멀리 떠나가 버리고 싶다니까.”
또한 시어머니 한라희는 이웃들과 이런 식으로 입을 나불거렸다.
“지유 걔는 종일 하는 게 뭐야? 우리 집에 빌붙어 사는 애 차라리 없기만 못해!”
나는 그런 그들에게 일일이 반박할 수가 없었다.
이번엔 드디어 모두의 소원을 이뤄준 듯싶었다.
내 생일 날, 발레를 배우는 사촌 언니가 다리를 다쳤다.
아버지는 분노한 나머지 몽둥이로 내 다리를 세게 때렸다.
나는 아프다는 소리를 질렀지만 아버지는 짜증에 찬 목소리로 비웃으며 말했다.
“이제 아픈 걸 알았어? 네 언니를 밀어 떨어뜨릴 때는 왜 걔도 아플 거라는 걸 몰랐어?”
아버지는 더 세게 내 몸을 때렸고, 나는 더 이상 소리를 낼 수 없었다.
기억하게 하려는 듯 아버지는 기절할 듯한 나를 지하실에 던져 버렸다.
“임태희, 네가 그 더러운 생각을 접을 때까지는 나올 생각하지 마!”
하지만 그가 지하실 문을 다시 열었을 때 눈앞에는 그저 부패해가는 내 시체뿐이었다.
내 백혈구, 줄기세포, 골수, 오빠가 필요하다면 전부 줄 것이다.
이제 오빠는 신장이 필요하다.
“신장을 주면 죽는다고 하던데, 무서워요.”
“엄마, 아빠, 나 죽고 싶지 않아요.”
내가 울며불며 죽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영상이 인터넷에서 퍼지며 큰 화제가 됐다.
이 온라인 폭풍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고, 엄마는 내 뺨을 때린 후 날 집에 가둬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