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목표는 전하를 유혹해 후궁의 주인이 되는 것
온소운은 서출 여동생과 함께 환생했다.
전생에 그녀는 아이를 낳는다는 대가로 영약을 먹었고 고통 끝에 낳은 그 아이는 훗날 천하를 거머쥘 왕이 되었다.
반면 그녀의 서출 여동생은 오직 아름다움을 위하여 미색을 돋우는 단약을 택했는데 그녀의 예상과는 반대로 궁궐의 구석에서 혼자 지내며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
이런 비참한 최후를 한 번 더 견딜 자신이 없었던 여동생은 이번 생에 주저 없이 영약을 택했고 그 모습을 본 온소운은 조용히 비웃었다.
그녀는 정말 자신이 낳은 아이가 온 천하를 다스리는 왕이 될 수 있을 거라 믿는 것일까? 천만의 말씀. 전생에 온소운의 아이가 왕위에 앉을 수 있었던 것은 모두 그녀의 희생과 노고 덕분이었다.
‘하지만 뭐... 고맙다고 해야 할까? 내가 기꺼이 그 무거운 짐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으니.’
아이는 누가 낳든 상관없었다. 어차피 자신도 그 고통을 짊어지고 싶지 않았으니까.
그녀는 망설임 없이 단약을 집어 들었다.
오히려 절세의 미모로 후궁을 뒤흔들고 전하의 마음을 유혹하는 게 훨씬 낫지 않을까?
이번 생, 그녀의 목표는 단 하나. 부귀와 영화를 모조리 손에 넣는 것.
사랑이나 아이 같은 건 필요 없었다. 원한다면 다른 이에게 모두 양보해 줄 수 있었다.
그런데 그녀의 계획과는 달리 그녀를 바라보는 왕의 눈빛이 점점 달라지기 시작했다. 차갑고 무심하던 시선은 어느새 깊고 다정해져 있었다. 어느 날, 온소운 곁으로 다가온 왕이 낮게 속삭였다.
“소운, 짐에게 입 맞춰 보거라. 그러면 중전의 자리를 그대에게 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