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죽음에, 나는 황릉을 나섰다
딸 현주의 시신이 황릉으로 반입될 때, 현주는 눈도 감지 못한 채 온몸이 피범벅이었다.
시신을 모신 포졸들이 수군거렸다.
"선 황후의 외동딸이라 한들 무슨 소용이오. 개만도 못한 죽음을 맞았는데."
"태자 전하께서도 참 너무하시지. 현주 공주야말로 친누이인데, 아이를 낳다 죽어 가는데도 의관 하나 보내지 않으셨다니."
"부마가 명월 아가씨를 사랑하게 된 마당에, 이젠 그분이야말로 태자 전하께서 마음에 담아 두고 애지중지하시는 누이가 되었으니."
그제야 나는 내가 죽은 척 황릉을 지키는 동안, 내 아들은 어디선가 의붓누이를 데려왔다는 것을 알았다.
그 의붓누이를 기쁘게 해 주려고, 태자는 그녀가 현주의 공주 대우를 빼앗도록 내버려두었을 뿐만 아니라, 부마가 임신한 현주를 기방에 데려가 길들이도록 방임했다.
부어오른 새하얀 현주의 시신을 바라보며 나는 갑자기 웃음이 났다.
내가 황릉에서 대주(大周)의 국운을 지탱하는 동안, 그들은 내 소중한 딸을 이렇게 함부로 다루었다.
그렇다면, 대주의 용맥(龍脈))은 끊어져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