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받은 아내의 완벽한 실종
대학만 졸업하면 나와 결혼하겠다 약속했던 소꿉친구는 내 졸업식 날, 우리 집안의 가짜 딸인 한고운에게 청혼했다.
그리고 만인의 존경을 받던 명망 높은 불자 고태현은 그 청혼이 성공하자마자 보란 듯이 세상이 떠들썩하게 내게 구애해 왔다.
결혼하고 5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는 내게 지극정성을 다했고, 뼛속 깊이 스며들 정도로 나를 아끼고 사랑해 주었다.
우연히 그가 친구와 사적으로 주고받는 밀담을 엿듣기 전까지는 말이다.
“태현아, 고운이 커리어도 이제 안정 궤도에 올랐는데 너 한수연이랑 그 쇼윈도 부부 짓은 언제까지 할 작정이야?”
“어차피 고운이랑 결혼하지 못할 바엔 옆에 누가 있든 상관없어. 무엇보다 내가 단단히 붙잡고 있어야 한수연이 고운이의 행복을 훼방 놓지 못할 테니까.”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가 보물처럼 간직해 온 불교 경전의 낱장마다 한고운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고운이가 부디 집착을 내려놓고 몸과 마음 모두 평안에 이르기를.]
[고운이가 바라는 모든 것을 이루고 그 사랑에 어떠한 아픔도 없기를.]
...
[고운아, 이번 생에 너와 나는 인연이 닿지 못했으니, 부디 다음 생에는 부부의 연을 맺어 나란히 걸을 수 있기를.]
지난 5년간 품어왔던 헛된 꿈이 산산조각 나는 순간이었다.
나는 은밀히 가짜 신분을 준비했고, 완벽한 익사 사고를 꾸며냈다.
이제 모든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