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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전근 간 지 3년 만에 집으로 돌아왔을 때, 난 대출로 산 새 집이 오랫동안 방치되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내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고 연락도 전혀 되지 않아 걱정된 난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아내를 찾았을 때 그녀는 두 아이를 데리고 놀고 있었는데 그 옆에는 그녀의 첫사랑이 다정한 눈빛으로 그 모습을 보고 있었다.
분노한 난 두 눈이 벌겋게 충혈되어 상대방에게 주먹을 한 대 날렸다.
하지만 아내는 그를 감싸고는 내 뺨을 때렸다.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우리 문재 오빠를 때리는 거야? 오빠는 나와 이 오랜 시간을 함께 있어줬어. 하지만 당신은 이 3년 동안 집에 오지도 않았잖아.”
“그리고 내가 원해서 이 아이들을 돌봐주는 거야. 오빠는 아무 잘못 없어.”
내 남편과 악녀는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나와 악녀가 동시에 납치됐을 때, 구급차를 타고 온 의사 남편은 악녀부터 구해줬다.
두 다리가 골절한 나는 바닷속에서 버둥거렸다. 숨이 넘어갈 직전, 나는 그에게 뱃속의 아이만이라도 살려달라고 했다.
그는 나를 힐끗 보더니 선심 써서 다른 구급차를 불러준다고 하며 말했다.
“이게 이젠 살려고 존재하지도 않는 애를 지어내네. 역겨워. 네가 날 살려준 은혜는 이렇게 갚았어. 이따가 병원에서 이혼협의서에 사인 해.”
이 말을 들은 나는 떨리는 손으로 오른쪽 귀의 보청기를 벗었다.
새엄마가 우리 집에 들어오던 날, 나는 학교에서 아빠가 보낸 생활비를 받았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첫 만남부터 그녀는 전교생과 교사들 앞에서 내 머리카락을 거칠게 잡아당기며 폭력을 휘둘렀다.
“이 뻔뻔한 년아! 어린 나이에 벌써부터 누군가한테 매달리고 싶어? 그것도 유부남을 유혹해?!”
억울해도 변명조차 할 수 없었다. 주위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경멸과 혐오로 가득 차 있었고, 누구도 나를 도우려 하지 않았다.
결국 나는 병원에 입원할 정도로 맞았고, 새엄마는 그제야 내가 누구인지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녀는 전혀 개의치 않고 이렇게 말했다.
“나는 네 아빠가 가장 사랑하는 여자야. 앞으로는 내가 네 엄마고, 엄마가 자식을 때리는 건 당연한 거야.”
그녀는 아빠가 가장 사랑했던 사람이 나의 친엄마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아빠는 단지 엄마가 돌아가신 뒤 내가 혼자 외로울까 봐 재혼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돌봐줄 가정부를 들인 것뿐이었다.
남자친구가 과 선배와 썸을 타는 것을 발견한 후, 나는 그를 찾으러 가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머리를 다쳐 잠시 기억을 잃게 되었다.
그러나 병원에 달려온 남자친구는 자기 옆에 있는 차가운 인상의 룸메이트를 가리키며 그가 내 남자친구라고 주장했다. 이를 빌미로 나한테서 완전히 벗어나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 채 그 차갑고 잘생긴 남자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내 남자친구?”
그 후, 나는 기억을 되찾고 그의 룸메이트와 계속 만나기로 했다. 그리고 전 남자친구와 철저히 선을 긋자, 그는 오히려 내게 용서를 빌며 기회를 달라고 했다.
산 정상에 올라가 저체온증에 걸렸다.
목숨 걸고 나를 지키겠다고 맹세했던 두 소꿉친구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한 명은 모든 옷을 임지유에게 입히느라 바빴고, 다른 한 명은 자신의 체온으로 임지유를 데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나는 얼어붙어 심장마비가 올 지경에 이르러 애원하며 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그들은 오히려 화를 내며 말했다.
“서윤아! 지금 이 상황에서 질투를 해야겠어? 추우면 뛰어다녀!”
“돌아가면 패딩 백 벌 사줄 테니까 지금은 절대 지유랑 옷 가지고 다투지 마!”
구조대가 도착해 간신히 목숨을 건졌고, 병원에 일주일간 입원했지만 그들은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다.
대신 그들의 SNS에는 임지유의 생일 파티 사진이 가득했다.
10년 넘게 함께한 소꿉친구가 운전기사 딸의 미소만큼도 못했다.
나는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빠, 강씨 집안과의 혼인 저 할게요!”
그날 밤 출장에서 돌아온 나는 아내에게 서프라이즈 해주고 싶어 몰래 집으로 돌아왔지만 집에는 회사 대표가 같이 있었다. 대표는 내 얼굴을 보고 얼굴에 걸린 미소가 더 짙어졌다. 내가 오늘 출장 갔다가 돌아오는 걸 알고 맞이하기 위해 집으로 왔다고 했고 내 아내도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를 쳤다.
두 사람이 억지로 지어내는 표정을 보며 나는 왠지 모를 기괴함을 느꼈다.
누군가 학교 게시판에서 나에게 고백했다. 그런데 게시글 밑에 내가 전교 남학생과 잤다고 댓글을 남긴 룸메이트의 남자 친구.
나는 화가 난 나머지 경찰에 신고하려 했다.
룸메이트는 남자 친구를 용서해달라면서 남자 친구더러 게시판에 사과문을 올리게 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기다리던 사과는 없었고 야한 동영상 하나가 떠돌기 시작했다.
다들 동영상 속 여학생이 나라고 확신했다. 이 사건으로 나는 학교에 불려갔고 나에게 휴학하라고 했다.
집으로 돌아와 보니 부모님마저 나와 연을 끊었다.
모든 걸 잃은 나는 우울증에 걸렸고 결국 유언비어 속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런데 다시 눈을 떴을 때 학교 게시판에 고백 글이 올라온 그 날로 돌아왔는데...
결혼 후, 내 몸무게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루에 다섯 끼를 먹어도 여전히 배가 고팠다. 그래서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봤지만, 몸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한다.
답답한 마음에 인터넷 방송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자,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아무리 먹어도 배가 고프다면, 남편이 혈충을 키우고 있는 게 아닌가 싶네요.”
“혈충은 본처의 기운을 빼앗아 애인을 번창하게 만드는 주술이에요.”
아빠가 입양한 양녀는 단지 좁은 창고에 10분 정도 갇혔을 뿐이었지만, 아빠는 나를 온몸으로 묶어 창고에 가두고 환기구까지 수건으로 막아버렸다.
아빠가 말했다.
“언니로서 동생을 잘 돌보지 못했으니, 이제 동생이 겪은 고통을 직접 경험해.”
폐소공포증이 있던 나는 좁고 어두운 창고 안에서 공포에 질린 채 필사적으로 아빠에게 용서를 빌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아빠의 냉정한 꾸짖음뿐이었다.
“이번 일을 교훈으로 삼아, 언니로서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잘 생각해.”
마지막 빛마저 가려지자, 나는 절망에 빠져 어둠과 싸우며 몸부림쳤다.
일주일이 지나서야 아빠는 나를 기억해내고 이번 벌을 끝내기로 했다.
“이번 교훈으로 정신 차리길 바래. 다음에 또 이런 짓을 하면 이 집에서 나가야 할 거야.”
하지만 아빠는 몰랐다. 나는 이미 창고에서 죽었고, 내 시신은 썩어가고 있었다.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는 날, 시어머니는 자신의 SNS에 내 전남편, 아니 이제 남이 된 그 사람의 내연녀 초음파 사진을 올리셨다.
[정말 기쁜 소식이에요!]
그 한 줄의 글 아래, 친척들과 친구들의 축하 댓글이 쏟아지고 있었다.
[축복합니다!]
[새 생명이 태어나길 기다릴게요!]
나는 잠시 멍하니 휴대폰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내 얼굴에 찬물을 끼얹는 듯한 모욕이었다.
그러나 이내 나는 미소를 지었다.
나는 천천히 내 SNS를 열고, 오래전 결혼 준비를 하던 시절, 병원에서 받은 건강검진 결과를 찾아 올렸다.
[이름: 왕권 / 성별: 남/ 진단결과: 선천성 무정자증]
그리고 글을 덧붙였다.
[아이를 못 낳는 남자... 그런 남자는 정말 싫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