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log in5년간의 연애에서 심하온은 강선우에게 진심을 다했지만 신혼 첫날 밤, 그가 이미 딴 여자와 혼인신고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심하온의 손에 쥔 혼인신고서는 단지 완벽하게 짜인 사기극에 불과했다. 그녀의 마음은 잿더미가 되었다. 고의적인 교통사고, 무너져버린 무용수의 삶, 게다가 대리모 역할까지... 심하온은 돌연 집으로 돌아가 정략결혼을 택했다. 두 남녀가 다시 만났을 때, 강선우는 두 눈으로 직접 목격했다. 강운 재계의 황태자 정윤재가 조심스럽게 심하온을 품에 안고 정성껏 보호해주는 모습을. 강선우는 그 자리에서 눈물을 글썽이며 무릎을 꿇고 간절하게 애원했다. “하온아, 다 내 잘못이야. 제발 내 곁으로 돌아와.” 이때 정윤재가 차가운 얼굴로 그녀 앞에 막아섰다. “꺼져! 내 아내 눈 더럽히지 말고.”
view more평범한 폐지가 아니었다.그건 당시 북부의 몇몇 대문벌이 목숨처럼 붙들었던 핵심이었다. 열네 개 희생 문서고의 서북 약재 원시 창고증권, 비철금속 광산 특허 진입 허가, 아직 상각되지 않은 육지 대종 토지증서까지 있었다.이것들이야말로 본국 하씨 가문과 강성의 진짜 본토 방어선이었다.심하온의 휠체어가 폭 1m는 족히 되는, 껍데기에 두꺼운 기름때가 눌어붙은 산업용 단말기 앞에서 급정거했다.“임씨 가문 특성 주파수... 병합 접속.”그녀는 한 손으로 키보드를 내리쳤다. 무쇠로 주조한 키보드는 키 하나하나가 무겁고 뻑뻑했다. 너무 세게 누른 탓에 왼손 검지 손톱 틈의 막 딱지 앉은 상처가 다시 벌어졌고, 핏방울 하나가 ‘톡’ 떨어져 알파벳 ‘E’ 틈에 정확히 스며들었다.화면이 몇 번 깜빡이더니 처참한 초록빛 위로 열몇 개의 뒤틀린 동적 그래프가 순식간에 펼쳐졌다.거의 같은 1밀리 초, 문밖에서는 재편국이 본국에 남겨 둔 암선부가 마침내 상황을 알아차렸다.조차장 외부의 무선 주파수가 그 순간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귀를 찢는 자폭 경보가 낡은 확성기를 통해 조차장 전체에 울려 퍼졌다.“경고! 서북 내부망에 불법 실물 권한 침범 발생! 메인 보드 자산에 생화학 사기 위험 통제가 발동 중입니다!”“자금 흐름... 거액이 판을 찍어 누르고 있어요!”허도영이 옆의 보조 화면을 보며 눈알이 튀어나올 듯 갈라진 목소리로 소리쳤다.“심 대표님, 강운시 쪽 그림자 계좌예요! 북부 금융 통제 최고 특권을 써서 핵심 포지션 네 곳의 자금을 전부 끌어왔어요. 서북 열네 개 문서고를 실물 동결하려는 거예요. 우리 메인 보드가 강제로 서킷브레이커에 걸려요!”‘북부의 늙은 괴물들, 그래도 개는 제법 잘 키워 놨네.’심하온은 계속 붉게 치솟는 강제 동결 코드를 죽어라 노려보다가 입꼬리를 지독하게 비틀어 올렸다.“날 동결한다고? 하, 재밌네.”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오른손을 정장 주머니에 넣어 낡은 단추를 찾으려 했다. 하지만 주머니는 텅 비어 있었다.‘쯧, 아까 기어올
하씨 가문 잔당들이 공포에 질려 일제히 뒤로 물러서기 시작한 바로 그 순간, 무쇠 벤치 위에 누워 굵은 삼베 밧줄로 꽁꽁 묶여 있던 정윤재가 낡은 풀무 같은 쉰 목소리로 멀리서 신경질적인 광소를 터뜨렸다.그 웃음에는 서북 본거지 특유의 흙 비린내와 목숨을 내던지는 건달 기질이 느껴졌다.퍽!둔탁한 소리가 났다.극단적인 웃음 속에서 정윤재의 가슴 근육이 폭발적으로 솟았다. 왼쪽 어깨를 옭아맨 가장 위쪽 두 치 굵기의 삼베 밧줄 하나가 그의 힘에 그대로 물리적으로 끊어졌다.강철 못이 박힌 상처에서 피가 공짜라도 되는 듯 ‘촤악’ 하고 터져 측면의 부러진 철로 위로 넓게 튀었다. 그는 한 손으로 무쇠 벤치를 짚고 피와 모래로 범벅된 얼굴을 든 채 황사가 날리는 불빛 속에서 아주 천천히, 흉악하게 몸을 일으켰다. 늑대 같은 두 눈이 조차장의 새까만 그림자를 뚫고 문 앞의 잔당들의 목을 하나하나 겨누듯 바라봤다.우르르르르르!하지만 그가 손을 들어 무쇠 벤치 자체를 뒤집어엎기도 전에, 조차장 바로 아래, 30년 전에 폐기된 지하 중량 화물 철로 가장 깊은 곳에서 아무런 전조 없이 서북의 시멘트 지반 전체를 물리적으로 깨부술 듯한 초저주파 굉음이 터졌다.지하 무쇠 선로에서 만 톤급 금속 마찰의 비명이 울리자 조차장 바닥 전체가 미친 듯이 갈라졌다. 커다란 시멘트 조각들이 사방으로 튀어 올랐다.땅속 어딘가에 15년 동안 묻혀 있던 거대한 무언가가 그 순간 갑자기 스스로 점화해 미친 듯이 지상으로 치솟고 있었다.그 굉음은 지심 깊숙한 곳을 억지로 파헤치며 올라오는 듯했다.30년 동안 버려져 있던 지하 중량 화물 철로가 그 순간 히스테릭하게 비명을 질렀다. 만 톤급 강철 마찰음이 실물 충격파로 변해 조차장에 남아 있던 곰팡내마저 순식간에 쓸어 버렸다.시멘트 바닥은 마디마디 갈라졌고 자갈들이 타닥타닥 공중으로 튀었다.“젠장! 지진인가?”허도영이 엉덩방아를 찧었다. 방금 갈아 넣은 검은 디젤이 손 전체에 끈적하게 쏟아졌다.하지만 지진이 아니었다.‘359호
“해외 거래 판에서 너희가 공해 대서양을 꽤 난장판으로 만든 건 인정하지. 하지만 잊지 마라. 여긴 북부 본거지다. 하씨 가문이 서북에 남긴 열네 개 희생 문서고, 그 핵심 포지션이 차명 보유한 산업 인허가 전부가 이 늙은이 주판 장부에 올라 있어!”“임민정은 15년 전에 죽었다. 지금의 본국에서 너희처럼 중상을 입고 대가 끊긴 애송이들이 판을 정리할 차례는 아직 아니야. 내 장부와 맞춰 보겠다고? 뭘 들고 맞출 건데?”하진성의 표정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뒤의 건달 수십 명이 쇠지렛대를 들고 일제히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쇠붙이가 시멘트 바닥을 긁으며 귀를 찢는 긴 마찰음을 냈다.허도영은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 검은 디젤로 범벅된 낡은 오일 통이 손에서 ‘툭’ 떨어졌고, 끈적한 기름이 무쇠 선로를 따라 옆으로 흘렀다.새까만 포위망 한가운데서 심하온은 아주 천천히 휠체어 손잡이를 돌리며 하진성의 무쇠 주판에는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대서양에서 가져온, 이 촌뜨기들이 읽지도 못할 영문 상각서를 펼칠 생각도 없었다.그녀는 그저 지극히 차분하고 기계적으로 하나 남은 멀쩡한 왼손을 움직였다. 대서양 바닷물에 오래 불어 색이 하얗게 뜨고 한껏 구겨진 정장 안주머니에서 철갑 셔틀 지붕에서 뜯어 온 정가 본국 ‘화로지기’의 철청반 대인장을 꺼냈다.탁!심하온은 왼손을 확 들어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녹청과 해상 중유가 범벅된 무쇠 대인장을 하씨 가문 늙은이의 무쇠 주판 맨 위에 힘껏 내리쳤다.힘이 너무 강해 주판의 쇠알 몇 개가 귀를 찌르는 죽은 소리를 냈다.그 인장 한 번이 15년 전 대청산의 밤, 임민정이 특수 주파수로 서북 최하단에 데드락해 둔 약재 지하 원시 창고증권과 실물 산업 진입 허가를 원격으로 한꺼번에 활성화했다.“두 눈 똑바로 뜨고 봐. 이게 뭔지.”심하온은 옅은 한약의 쓴맛이 섞인 차가운 숨을 내뱉었다. 37도대 미열을 앓는 얼굴은 어두운 비상등 아래 귀신처럼 창백했지만, 말은 강철 바늘로 상대 얼굴을 찌르듯 한 글자 한 글자 짧고 날
대서양 바닥에서 자동화 기계 팔이 스크레이퍼로 뼈 사이를 산 채로 긁어냈던 어깨는 지금 살이 뒤집혀 있었고, 안쪽에는 손가락 한두 마디 폭의 새하얀 부러진 뼈끝까지 보였다.토박이 의원은 차가운 표정으로 기관차 하부를 수리할 때 쓰는 구식 골접합 공기압력 총을 오른손에 들었다.쾅! 쾅! 쾅!둔중한 파공음이 세 번 연속 울렸다.손가락만큼 굵은 중공업 규격 골접합 강철 못 세 개가 아무런 완충도 없이 뼈 틈에 맞춰졌다. 공기압력이 그것들을 정윤재의 쇄골 가장 깊숙한 곳까지 그대로 박아 넣었다.정윤재의 전신이 거칠게 위로 들썩였다. 가슴 근육이 폭발적으로 부풀며 몸을 묶은 굵은 삼베 밧줄이 ‘끼익, 끼익’ 긴 비명을 냈다. 이마의 핏줄은 손가락 두 개 너비로 불거졌고, 턱 근육은 미친 듯이 떨렸다. 이를 악물다 못해 아랫입술까지 깨물어 터뜨려 모래가 섞인 검은 피가 목을 따라 흘렀다.그런데도 이 미친놈은 살려 달라는 신음 한 번 내지 않았다.“쯧, 진짜 쇠로 만든 몸인 줄 아나.”심하온은 휠체어를 밀어 무쇠 벤치 세 걸음 앞에 멈추고 지독하게 비꼬며 웃었다.정윤재는 소리를 듣고 땀과 황사로 범벅된 머리를 기괴하게 옆으로 돌렸다.들개 같은 두 눈에는 핏발이 가득했다. 심하온을 죽어라 노려보던 그가 갑자기 웃었다. 건들건들한 웃음에 입안 가득 피딱지까지 엉겨 있어 보기만 해도 흉악했다.“심 대표... 어머님이 말한 그 자는 어디 있어? ...됐어. 정씨 가문 본국 화로지기의 철인장이나 똑바로 잡아.”이 재앙 덩어리는 모래 섞인 피 가래를 뱉으며 여전히 건달 같은 말투로 비웃었다.“내가 오늘 이 철로 위에서 뒈지면 기억해... 이 강철 못 박힌 뼈를 깨부숴서 강운시로 가져가. 가서 청산해.”“닥쳐.”심하온은 눈꺼풀조차 들어 올리지 않았다.“난 죽은 사람 주문은 안 받아.”서북 폭풍의 눈 한가운데서 두 세대의 미친개가 가장 거친 방식으로 몸에 강철 못을 박아 고정하고 있던 그때, 조차장의 이미 뒤틀려 어긋난 무쇠 대문이 아무런 전조도 없이 바깥
Rebyu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