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찾아온 나의 봄
임서아는 전 태부(太傅)의 하나뿐인 적손녀이자, 경성에서 으뜸가는 영애였다.
하지만 그녀는 하필 세자 차도진을 위해 스스로를 세상 최고의 웃음거리로 만들고 말았다.
차도진이 절벽 아래로 추락해 의식을 잃었을 때였다.
임서아는 홀로 천 리 길을 달려가 은거 중인 신의의 거처를 찾아내 그 문앞에서 먹지도 마시지도 않은 채 꼬박 닷새 밤낮을 무릎 꿇었다.
겨우 신의를 모셔온 후에는 규수로서의 세간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매일 차도진의 침상 곁을 지키며 약을 달이고 몸을 닦아주기를 이어간지 꼬박 삼 년.
그러나 삼 년 뒤, 의식을 되찾은 차도진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따로 있었다.
모두가 보는 앞에서 임서아의 몸종, 연희를 세자빈으로 맞아들이겠노라 선언한 것.
소문이 퍼지자 온 경성이 발칵 뒤집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