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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의 종말, 그리고 나의 시작

연락의 종말, 그리고 나의 시작

3년의 장거리 연애, 한 달 동안 쉬지 않고 야근하며 간신히 시간을 내어 남자친구를 보러 갔을 때, 그는 연락 두절이었다. 낯선 타지에서 혼자 꼬박 열 시간을 기다린 후에야 그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뒤늦게 전화를 걸어왔다. 통화 버튼을 누르자 절친의 생글거리는 음성이 귓전을 때렸다. “나연아, 깜짝 놀랐지! 내가 너보다 먼저 부용시를 싹 훑어봤는데 정말 환상적이더라. 주천우 가이드 완전 백 점 만점에 백 점이야!” 그녀는 눈치 없이 여행의 즐거움을 늘어놓았다. 마치 주천우의 휴대폰 화면에 찍힌 서른 통의 부재중 전화는 아예 보지도 못한 것처럼 말이다. 나는 아무 말 없이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마침내 그녀가 춥다고 웅얼거리자, 그제야 주천우가 전화를 넘겨받아 차갑게 용건만 던졌다. “먼저 얘 호텔에 데려다주고 갈 테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그의 일방적인 통보에 내가 문득 물었다. “너 내가 여기서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 주천우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차갑게 대꾸했다. “네 단짝이잖아. 겨우 이런 일로도 샘을 내야겠어?” 대놓고 나를 탓하는 목소리에 더는 아무 대꾸도 하고 싶지 않았다. 전화를 끊음과 동시에 제경시로 돌아가는 카풀 차량이 도착했다. 기사는 내 모습을 힐끔 보더니 참지 못하고 한마디를 건넸다. “아가씨, 자정이 훌쩍 넘은 시각이라 이 부근은 치안이 무척 험해요. 가족이라는 사람들이 어떻게 아가씨를 이런 곳에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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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 얼굴이 바뀌던 날

마음속 얼굴이 바뀌던 날

나에겐 비밀이 하나 있다. 나는 사람을 만질 때마다 그 사람의 마음속에 가장 깊이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볼 수 있다. 7살 때, 한민준이 우리 옆집으로 이사 온 그날부터 마음속엔 오직 나뿐이었다. 18살, 한민준이 내 손을 잡던 순간에도 나였다. 22살, 한민준이 내게 청혼할 때도 나였다. 신혼 첫날밤, 한민준이 내게 입 맞추던 그 순간까지도 분명 나였다. 결혼 3주년 되던 날 아침, 나는 한민준의 넥타이를 매만져 주고 있었다. 손끝이 한민준의 목젖에 스치는 순간, 나는 습관처럼 살며시 눈을 감았다. 그런데 두 사람의 얼굴이 보였다. 하나는 내 얼굴이었고, 다른 하나는 낯선 여자의 얼굴이었다. 그날 밤, 한민준의 휴대폰 화면이 켜졌다. [오늘 함께 있어 줘서 고마워요.] 21년, 그리고 수만 번의 손길. 단 한 번도 틀린 적 없었는데, 처음으로 어긋나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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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그는 나를 버렸다

그날, 그는 나를 버렸다

그 영상 속에는 강민호가 떠난 후 납치범들이 서로 다투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중 한 명이 분노에 차 민혁이의 머리를 강하게 내리치며 고함을 질렀다. “그놈이 고작 4천만 원만 주고 가버렸잖아! 그리고 쓸모없는 이 두 연놈을 남겨두고 갔다고! 이제 우린 어떡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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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치고 내게로 와(Submit to Me)!

닥치고 내게로 와(Submit to Me)!

22대의 불법 도청 및 도촬 장치까지 발견되자 사옥 내부는 지독한 불신과 긴장감으로 질식할 듯했다. 어느덧 7월 10일 새벽 4시. 대망의 임무 마지막 날이었다. 오늘 밤 0시까지 한규련을 지키면 미션은 성공이다. 현신은 잠을 이루지 못한 채 친구들과 짧은 교신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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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오는 남자들

내게 오는 남자들

그 천박한 접촉에도 사람들은 ‘강서우니까’라며 갈음했다. 원래부터 망가진 놈이라는 낙인이, 누구의 눈치도 볼 필요 없는 완벽한 자유를 선사하고 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닳고 닳은 쓰레기로 살걸 그랬나.’ 차라리 세상이 다 아는 미친놈이 되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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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같은 사랑

개 같은 사랑

이런 게 간접살인 아니면 뭔데? 정신없이 마구 올라가는 댓글들을 바라보며 나는 드디어 가슴에 얹혔던 돌덩어리가 쿵 하고 바닥에 떨어진 느낌이었다. 임선우는 넋이 나간 채 제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회사는 내가 이미 부도 처리 했어. 대체 언제쯤 이혼합의서에 사인해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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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열 번째 심장

안녕, 나의 열 번째 심장

“내가 말했지! 미친 사람은 주워 오는 게 아니라고!” 씩씩거리며 라이엔이 실리아에게 무슨 이상한 짓을 하진 않았나 훑어보았다. “아무 일 없었어, 리리. 괜찮아.” “뭐가 괜찮아! 저런 천박한 단어를 입에 올리는 미친 사람이랑 같이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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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늦은 진심

가장 늦은 진심

그렇게 쌓인 상처로 한연희의 몸에는 성한 살갗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그리고 그날 밤. 술에 취한 선우익은 그녀를 한소희로 착각한 채 강제로 품었다. 그날의 실수는 그렇게 3년 동안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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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이 지는 밤, 옛 꿈을 지우다

달이 지는 밤, 옛 꿈을 지우다

한 사람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죽이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떠올리는 모든 이가 역겨워할 만큼 더럽고 추악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다. ...... 또다시 깊은 밤이었다. 이현은 달향각의 가장 좋은 객실에 홀로 앉아 있었다. 그의 앞에는 빈 술단지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충혈된 눈과 술에 절은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고 무의식적으로 한 사람의 이름을 중얼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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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시터

위험한 시터

미얀마로 끌려간 여성들은 인간 젖소로 개조되어 특별한 취향을 가진 남성들의 욕구를 비싼 값에 채우는 데 이용되었다. 그리고 내가 시터 일을 하면서 몸이 점점 이상해졌던 이유는 바로 도현과 회사 측이 한통속이 되어 내 음식에 특수 약물을 몰래 넣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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