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
마피아 보스인 로렌초 코르시카와 나의 결혼은 언제나 마지막에 어그러졌다.
약혼한 지 5년, 결혼식만 무려 32번을 올렸지만, 매번 식이 진행되는 도중 사고가 터지며 파행으로 끝이 났다.
33번째 결혼식에서는 식이 한창 진행되던 중 성당 외벽이 갑자기 무너져 내렸고, 나는 그 아래 깔려서 중환자실로 실려 갔다.
두개골 골절에 중증 뇌진탕, 상태가 심각하다며 병원에서 날아온 통지서만 10장이 넘었다.
나는 두 달 동안 생사의 경계를 헤맨 끝에 겨우 목숨을 건졌다.
그런데 퇴원하던 날, 로렌초와 측근이 나누는 대화를 듣게 되었다.
“보스, 정말 그 고학생을 사랑하신다면, 키아라 아가씨와 그냥 파혼하시면 되잖아요.”
“코르시카 집안의 힘이면 어떤 뒷말도 잠재울 수 있는데, 왜 번번이 사고를 만드시는 건가요?”
“이번에는 정말 죽을 수도 있었어요.”
로렌초의 측근은 못마땅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리고 로렌초는 한참 동안 침묵하다가 입을 열었다.
“나도 어쩔 수가 없었어. 10년 전, 모르토 님과 아내분이 함께 목숨을 바쳐서 나를 살려주셨어. 그 은혜는 결혼으로 갚는 수밖에 없어.”
“하지만 나는 소피아를 사랑해. 소피아 말고는 누구와도 결혼하고 싶지 않아.”
나는 온몸에 어지럽게 남은 흉터를 바라보며 소리 없이 울었다.
내가 견뎌 온 모든 고통은 운명의 장난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치밀하게 꾸며 낸 일이었다.
그러니 로렌초가 선택하지 못한다면, 내가 대신 이 모든 것을 끝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