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 나리의 첫사랑
녕국공은 저 세상으로 간 첫사랑의 상을 치르느라 부인과 합방도 하지 않고, 밤마다 첫사랑의 초상화를 끌어안고 욕구를 풀었다.
그런데, 김희영이 녕국공 저택에 시집온 지 다섯 해가 되던 어느 날, 첫사랑이 갑작스럽게 살아서 돌아온 것이다!
그동안 최선을 다해 녕국공 저택을 뒷받침했는데 배진휘의 한마디에 억장이 무너져 버렸다.
“이제부터 가문 일은 모두 서용에게 맡기시오. 내가 서용에게 주는 보상이오.”
“그리고 모운원 또한 서용에게 양보하시오. 이건 내 마지막 보상이라오.”
그러다 그녀의 몸이 불로 타오를 때, 배진휘에게 애원하며 도움을 청했다.
“장난 치지 마시오. 서용의 생일이니 마지막으로 양보하면 안 되겠소?”
결국 그가 김희영과 여생을 보내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 그녀는 이미 한 줌의 재가 되어 사라졌다.
그녀를 잃은 배진휘는 극심한 고통에 땅을 치며 후회했다.
그리고 그제서야 자신이 김희영을 사랑했고 이미 삶의 일부가 되었다는 것을 깨달었다.
며칠 뒤, 태자의 혼례식에 참석한 그는 태자비가 자기 부인의 얼굴과 비슷한 것을 발견했다.
그녀를 되찾기 위해 배진휘는 충동적으로 비수를 꺼내 자기 가슴에 찔렀다.
“부인, 내 목숨을 줄 테니... 그대 사랑을 내게 돌려주시오. 그래 줄 수 있겠소?”
혼례복을 입은 태자는 그녀가 파혼하고 그에게 돌아갈까 봐 노심초사했다.
“희영이 사랑하는 이는 오직 나다. 누가 감히 노리면 바로 목을 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