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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약혼자는 열기구 조종사였다.
그의 첫사랑은 위험을 감수하고 높이 날아오르고 싶어 했다.
하지만 천 미터 상공까지 올라갔을 때, 열기구의 헬륨가스가 새어 나왔다.
위급한 상황에서 약혼자는 2인용 낙하산을 챙겨 첫사랑과 함께 뛰어내리려 했다.
나는 눈물을 흘리며 그에게 간청했다.
“난 네 아이를 가졌어. 나 먼저 데려가면 안 돼?”
하지만 그는 오히려 나를 비난했다.
“지금 어떤 상황인데 질투하고 가짜 임신으로 장난쳐? 유나는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너처럼 스카이다이빙을 배우지 않았어. 우리는 아래에서 기다릴게.”
그는 내 손을 힘껏 뿌리치고 아무 걱정 없이 첫사랑과 함께 뛰어내렸다.
하지만 그는 몰랐다. 나에게 남겨진 유일한 낙하산이 그의 첫사랑에 의해 고의로 구멍이 뚫렸다는 것을.
나는 배 속의 아이와 함께 천 미터의 상공에서 뛰어내렸다.
남편은 자신의 애인을 살리기 위해 딸한테 신장을 하나 기부하라고 설득했다. 수술 후, 그는 애인을 밤낮으로 간호하면서 딸에게는 관심조차 주지 않아 딸은 신부전으로 세상을 떠났다.
나는 내 딸의 생명을 앗아간 그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려 했다. 하지만 그들은 내 딸이 이미 세상을 떠났다는 걸 믿지 않았고, 폭력을 가하여 나를 쫓아냈다.
나는 딸의 유골을 안고 그녀의 성인식에 참석했다. 그때 남편은 애인과 함께 그동안 내가 준비한 성인식 현장을 망쳐 놓았고, 딸의 유골을 던지며 딸이 고발로 애인의 앞길에 영향을 주었다고 말했다.
딸의 죽음을 받아들인 이후에도 남편은 여전히 애인을 감싸고 있었다. 나는 남편의 애인이 병원이 제공한 신장 기증자가 아닌 딸의 신장을 사용하려 했다는 증거를 그에게 보여주었다. 남편은 분노에 차서 애인과 싸움을 벌였고 그들도 받을 대가를 치르게 되었다.
그리고 딸의 사진을 갖고 그녀가 가고 싶어 했던 모든 곳을 찾아갔다.
가난한 척하며 남편과 결혼한 지 5년. 나는 드디어 모든 걸 털어놓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남편의 첫사랑이 갑자기 유학을 마치고 돌아왔다.
시어머니는 미소를 지으며, 마치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말했다.
“역시 원희가 우리 진영이랑 더 잘 어울리네.”
“내세우기조차 창피한 누구와는 확실히 다르네.”
시어머니와 시누이는 기회를 봐서 내게 약을 먹이려 했고, 서원희는 그녀들과 함께 나를 내연녀라고 욕했다.
결국 나의 소중한 아이는 그렇게 유산되었다.
하룻밤 사이에 모든 것이 변했다. 회사의 부대표 자리, 강변의 별장, 한정판 스포츠카까지... 그들은 모든 것을 잃게 되었다.
나는 그들이 무릎 꿇고 내게 용서를 구하게 만들 것이다.
고작 10살밖에 안 되던 난 유흥가에 버려졌었다.
그런 나를 유남준이 살려줬었다.
평생 옆에서 지켜주겠다고 약속하면서.
어느덧 15살이 되어 난 심창민을 만나게 되었다.
그 역시 평생 옆에서 지켜주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러나...
내 삶의 빛과 같았던 그 두 사람은 직접 나를 바다로 던져버렸다.
두 사람의 백월광을 위해서...
산 정상에 올라가 저체온증에 걸렸다.
목숨 걸고 나를 지키겠다고 맹세했던 두 소꿉친구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한 명은 모든 옷을 임지유에게 입히느라 바빴고, 다른 한 명은 자신의 체온으로 임지유를 데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나는 얼어붙어 심장마비가 올 지경에 이르러 애원하며 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그들은 오히려 화를 내며 말했다.
“서윤아! 지금 이 상황에서 질투를 해야겠어? 추우면 뛰어다녀!”
“돌아가면 패딩 백 벌 사줄 테니까 지금은 절대 지유랑 옷 가지고 다투지 마!”
구조대가 도착해 간신히 목숨을 건졌고, 병원에 일주일간 입원했지만 그들은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다.
대신 그들의 SNS에는 임지유의 생일 파티 사진이 가득했다.
10년 넘게 함께한 소꿉친구가 운전기사 딸의 미소만큼도 못했다.
나는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빠, 강씨 집안과의 혼인 저 할게요!”
내 남편과 악녀는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나와 악녀가 동시에 납치됐을 때, 구급차를 타고 온 의사 남편은 악녀부터 구해줬다.
두 다리가 골절한 나는 바닷속에서 버둥거렸다. 숨이 넘어갈 직전, 나는 그에게 뱃속의 아이만이라도 살려달라고 했다.
그는 나를 힐끗 보더니 선심 써서 다른 구급차를 불러준다고 하며 말했다.
“이게 이젠 살려고 존재하지도 않는 애를 지어내네. 역겨워. 네가 날 살려준 은혜는 이렇게 갚았어. 이따가 병원에서 이혼협의서에 사인 해.”
이 말을 들은 나는 떨리는 손으로 오른쪽 귀의 보청기를 벗었다.
남편의 첫사랑이 인스타에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에서 남편과 그녀는 입으로 카드를 옮기고 있었는데 카드가 떨어지고 입술이 닿자 두 사람은 장장 1분 동안 무아지경으로 키스했다.
[여전히 바보 같네! 은혁이 스킬 뛰어난 것도 여전해.]
말없이 ‘좋아요'를 클릭하고 축하한다는 댓글을 달았다.
곧 남편이 전화를 걸어 나를 향해 화를 내며 소리쳤다.
“너처럼 심술 많은 여자는 없을 거야. 하윤이랑 게임을 하는 것뿐인데 왜 그러는 거야 대체!”
7년간의 감정은 결국 뜬구름에 불과했다.
이제 떠날 때가 됐다.
살인범에게 쫓기던 나는 마지막으로 남자친구에게 구원의 전화를 걸었다.
그는 내가 장난치는 줄 알고 전화를 끊었다.
그렇게 나는 살아남을 마지막 기회마저 놓쳐버렸다.
내가 끔찍하게 살해당할 때 그는 어린 시절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고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시신복구사인 그가 한 시체를 맡게 된다.
부서진 두개골 속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내 얼굴을 보며 그는 미쳐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