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비서가 떠나자 재벌은 결혼 서류를 들고 울었다
서중건의 첫사랑이 귀국하자, 하이정은 이제 자신이 떠나야 할 때라는 것을 알았다.
이정은 자신이 중건의 곁에 너무 오래 있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정은 모든 것을 정리하고 이곳에 자신이 존재했다는 흔적을 하나도 남기지 않은 채 돌아섰다.
그 모습은 마치 한 번도 사랑한 적이 없었던 사람처럼 단호했다.
중건은 이정이 자신의 마음속에서 어떤 존재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보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만은 분명했다.
이정이 자신을 뼛속까지 사랑하고 있기에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 남아 자신을 기다릴 것이라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러나 다시 돌아온 저택에는 이정의 흔적이 조금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 순간 중건은 완전히 무너졌다.
폭우가 쏟아지는 밤, 온몸이 흠뻑 젖은 채 중건은 이정의 집 앞을 막아섰다.
“이정아. 떠나지 마.”
“널 내 마음속에 품은 사람도 나였고, 그 사람을 잃어버린 것도 나야.”
“돌아와 주면 안 돼? 내가 이렇게 부탁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