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결코 무너지지 않아
결혼한 지 5년, 강솔은 남편에게서 믿기 어려운 청을 받는다.
“아연은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야. 네가 그 존재를 인정해 줬으면 해.”
“네가 허락한다면, 본처의 자리는 언제까지나 너일 거야. 그건 변하지 않아.”
그가 사랑이라 부르는 방식은 강솔에게 배신과 다르지 않았다.
강솔이 가장 힘들었던 시절, 하중현이 손을 내밀었고 그녀는 그 손을 붙잡았다.
하중현은 아내를 맞이한 뒤, 아낌없이 사랑하고 모든 걸 내어주었다.
강솔은 믿었다.
세상에서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은 남편뿐이라고.
그러나 이제 안다.
그 믿음이 얼마나 어리석은 착각이었는지를.
하중현은 몰랐다.
부드러운 이름을 가진 여자가 얼마나 단단한 의지를 품고 있는지.
그녀는 단 한 번 물러섰고 그 한 번으로 모든 것을 끝냈다.
그리고 그의 세계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그때 하중현은 처음으로, 진짜 두려움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다른 남자의 팔을 끼고 나타난 강솔이 그의 세계를 다시 뒤흔들었다.
하중현은 눈에 핏발을 세운 채, 문 뒤에서 그녀를 몰아세웠다.
“강솔... 넌, 정말... 독한 여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