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장성주를 잡아야 합니다.
더 이상 날뛰기 전에. 공권력을 총동원해서라도.
물론 어떻게 잡아야 할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만. 근데, 악귀는…?”
서현덕이 미나를 바라보았다.
동정과 미안함과 애정이 뒤섞인 눈빛이었다.
미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제가, 저희 신들과 하겠습니다.
그 악귀의 실체를 알 수 없지만, 우리가 할 수밖에 없네요.”
홀로 침실로 돌아온 아그네샤는 소파에 주저앉아 낮에 보았던 성녀의 행차를 몇 번이고 되짚었다.
“미치겠네… 왜 그 영애가 세라피나가 되어 있는 거야? 아니, 성녀는 또 뭔데… 아니, 어떻게 소설에 등장치도 않는 인물이 여주의 자리와 서브 여주의 직위까지 한 번에 가질 수가 있냐고.”
“잘 들었지? 이게 바로 너희들이 그렇게 자랑하던 착한 며느리이자 좋은 아내라는 사람이야.”
“꼴불견도 이런 꼴불견이 없다. 아무나 못마땅해서 날뛰는 게 딱 아줌마 짓거리 아니야? 보라가 똑똑해서 미리 녹음이나 해둔 거지. 안 그랬으면 이 여자가 이렇게 속이 더럽다는 걸 내가 어떻게 알았겠냐!”
“아무 일 없으면 빨리 돌아가. 가서 전해, 보라한테 사과만 하면 이번 일은 넘어가 줄 테니까.”
백옥 같은 순백의 비늘과 버건디색 실크 지느러미를 휘날리는 최강의 악귀 여왕 은설아.
200조 원이라는 절대적인 성채와, 100마리의 베타 군단, 100여 마리의 치어들, 기포를 뿜어내는 사냥개 백현재, 그리고 디지털 수온계 속에 가두어진 여신마저 발밑에 둔 그녀의 찬란하고 서늘한 승리의 왕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