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월
3년의 계약이 끝나는 날, 문예진은 미련 없이 사직서를 내밀었다. 서태준의 가장 유능한 비서이자 누구보다 가까운 여자였지만, 그가 끝내 자신을 선택하지 않으리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사랑했다고 해서 머물 이유는 없었다. 예진은 자신의 이름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늘 곁에 있을 줄 알았던 여자를 잃은 태준은 비로소 깨닫는다. 그녀가 정리한 것은 계약만이 아니라 자신을 향한 마음이었다는 것을. 이제 그는 회장의 권력도 계약서도 없이, 한 여자의 마음을 처음부터 얻어야 한다. 그러나 예진은 더 이상 그의 비서가 아니다. 다시 사랑하려면, 먼저 그녀가 떠날 자유를 인정해야 한다. 그가 겨우 준비한 꽃다발도, 늦은 고백도 예진의 발걸음을 돌려세우지 못한다. 태준은 이제 사랑은 명령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배운다.
3.2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