첩을 들인 세자, 도망친 본처
전생에 성지원(盛知婉)은 지독한 짝사랑에 빠져 스스로 혼인을 자청하고 사유재산을 털어 넣었다. 그녀는 직접 병법서를 써서 남편이 적을 물리치는 것을 도왔고, 계책론을 저술하여 세자가 높은 지위에 오르는 데 도움을 주었다.
세상 사람들은 모두 기 세자가 재능이 뛰어나다고 칭송했으며, 오직 사랑만 알던 공주인 그녀가 그에게 시집간 것은 진정 하늘이 내린 복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환생한 성지원은 이번 생에서는 사랑에 눈먼 짓 따위는 하고 싶은 사람은 하고 자신은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남편이 첩을 들이자, 그녀는 기꺼이 담을 넘었다!
시어머니가 첩이 낳은 아이를 그녀더러 키우라고 하자, 그녀는 곧바로 시아버지가 임신시킨 외실을 찾아내 답례로 보내주었다!
게다가 그녀의 도움으로 먹고 입고 사용하면서도 감사할 줄 모르는 두 시누이와 시동생까지, 성지원은 그들이 가진 모든 것을 토해내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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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윤재(祁書羨)는 성지원이 이렇게나 속이 좁은 사람일 줄은 몰랐다!
고작 첩을 하나 들였을 뿐이고, 비록 그의 아이를 가졌더라도 결코 그녀의 지위를 넘어서지는 못할 터였다.
그런데 어쩌자고 이혼까지 하려는 것일까?
이혼을 당한 여인이 또 어떤 좋은 가문에 시집갈 수 있겠는가? 그는 그녀가 후회할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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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 최고의 한량인 상행율(商行聿)에게는 죽을 때까지 숨기려 했던 비밀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가 자신에게 허리를 숙여 부탁해 왔다.
그는 생각했다. 이대로 죽어도 괜찮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