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하겠습니다, 세자
경성 사람들은 송완영을 신분상승을 위해 아버지의 죽음까지 이용한 불효녀로 알고 있었다.
그녀가 아버지의 위패를 들고 황궁에 찾아가 양국공부 둘째 공자와 혼인하겠노라고 간청한 소문이 경성에 쫙 퍼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육품 무관에 불과한 아버지와 상인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녀는, 천한 출신 탓에 끝내 측실의 자리에 머물러야 했다.
양기주는 고귀하고 뛰어난 능력에 준수한 외모까지 겸비한 사람으로, 경성 뭇 여인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그에게는 이미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정인, 유혜안이 있었다.
사람들은 송완영이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고 생각했다.
양기주는 그녀를 악녀 취급하며 냉대했고 그녀의 진심을 무참히 짓밟았다.
그리고 어느 날, 유혜안이 경성으로 복귀했다.
사람들은 송완영이 곧 양기주에게 버려질 거라고 생각했고 양기주는 그녀에게 유혜안에게 시비를 걸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사실 상 3년 전 이 집안에 시집오던 그날부터 그녀는 3년 기한만 채우면 노부인에게 출첩서를 받아 떠나기로 약조가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