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러 번 말했었잖아. 우리 아빠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그때 네가 내 말을 믿었다면, 우리는 이렇게 되지 않았을 거야. 하지만 넌 날 믿지 않았어. 넌 나보다 다른 사람의 말을 더 믿었고, 그 누구보다도 쉽게 나를 해칠 수 있었어.”
잠시 말을 멈추고 유영은 정우에게 물었다.
“너, 나를 사랑하긴 했니?”
그 말에 정우는 침을 꿀꺽 삼켰다. 이윽고 정우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사랑해.”
‘정말 역겹다.’
“고윤정, 네가 나를 개처럼 부렸다는 거 모를 줄 알아? 너는 나를 한 번도 사랑한 적이 없어.”
나는 잠시 멍해졌다. 왜 진호가 유정희와 함께였는지 이제야 알 것 같았다.
정희는 진심으로 진호를 사랑하고 진호가 돈이 있는 줄 믿으며 무조건적으로 진호에게 순종했다. 반면 나는 어릴 때부터 회사를 물려받기 위한 교육을 받으며 이성적이고 독립적인 성향으로 성장해왔다.
생일날, 명준이는 처음으로 야외에서 별똥별을 보았다.
하지만 그곳은 결국 명준이가 숨을 거둔 장소가 되었다.
나는 명준이 대신 그 꿈을 이루고 싶었다.
윤차현이 서명한 이혼합의서도 내게 도착했다.
죄책감 때문인지, 윤차현은 새로 합의서를 작성해 재산 대부분을 내게 넘겼다.
“미안해. 희연아. 내가 잘못했어. 내가 왜 맹수지를 믿은 걸까. 나는 정말 죽어도 싸…”
여진수가 이렇게 말하며 귀싸대기를 마구 후려쳤다.
맹수지는 그런 여진수를 보며 차갑게 웃었다.
“사람은 이미 죽고 없는데 이제 와서 사랑 타령은. 쳇.”
여진수는 심장이 욱신거렸고 이내 피를 한 모금 왈칵 토해냈다.
“이분이 천문재 씨가 바람을 피웠다는 걸 증명할 수 있는 증인입니까?”
“네, 저랑 문재 오빠는 첫사랑인데 이 사람이 그걸 제일 잘 알아요.”
“지금 그게 무슨 소리야? 결혼한 지 얼마 안 돼 해외 근무를 나가서 난 당신 둘 사이의 일은 모른다고. 게다가 난 이미 당신과 이혼했어. 괜히 날 이 일에 끌어들이지 마.”
선우원영은 결국 참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목이 메어 말했다.
“나는 안심하지 못하겠다. 너는 내게 믿음을 주지 못했어. 네 마음속에 다른 여인이 있으니 말이다. 유봉진, 나는 이미 너에게 얘기했었다. 나는 다른 여인들과 다르다고 말이다. 나는 계산에 밝지도 않고 다른 사람의 속내를 잘 간파하지도 못한다. 어떻게 해야 네 환심을 살 수 있는지도 모른단 말이다! 그리고 나는 다른 여인들처럼 모든 걸 계산하며 조심스럽게 행동하지 못한다. 난 너의 명성
이나 지위가 필요 없다. 심지어 명분이 없어도 네 곁에 있을 수 있다. 그게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느냐? 다 내가 널 사랑해서 가능한 일이다. 나 선우원영은 이번 생에 너만을 사랑할 것이다. 하지만 너는 어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