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선은 마치 도축할 양을 바라보는 도살자의 눈빛 같았고 어디를 먼저 손봐야 할지 계산하는 듯했다.
하지만 나는 그의 속셈 따윈 신경 쓰지 않았다.
임신에 성공한 기쁨이 나를 다시 한번 각성시켰기 때문이다.
‘난 단지 이 작은 가정의 주인이 되는 것을 넘어 주씨 가문의 진정한 가장이 될 거야.’
그리고 곧 그 기회가 찾아왔다.
서윤과 거대한 기계가 된 진우, 그리고 민호는 그 찬란하고도 처절한 빛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서울을 뒤덮고 있던 잿빛 안개가 걷히고, 인큐베이터에 갇혀 있던 수억 명의 눈동자가 일제히 떠졌다. 그것은 시스템의 종료가 아니었다. 그것은 기록자가 써 내려간 새로운 서사 위에서 일어나는 인류의 거대한 **‘재기동(Reboot)’**이었다.
“그것은 시스템의 종료가 아닌, 인류의 재기동이었다.”
그가 내 환생의 진실을 알 리는 없었지만, 뭔가를 눈치채고 있는 것 같았다.
아니면 그냥 내 착각일까?
아마 내가 너무 과민하게 생각하는 걸 거다.
"리스는 영리한 남자야. 그는 신 행세를 하려는 인간일 뿐이지. 왜 자기 영토 안에 불멸자를 두겠어? 만약 그녀가 기적적으로 힘을 되찾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미영 씨, 이제 어쩔 수 없어. 사람은 죽으면 돌아올 수 없는 법이야. 미영 씨는 아이까지 있으니 몸부터 잘 챙겨야 해.”
지난 생의 나는 조경하의 그 따뜻한 위로에 속아 넘어갔다. 나는 그녀의 거짓말을 믿고, 슬픔에 빠져 결국 정신을 잃었다.
그 결과, 내 아이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러나 이번 생에는 달랐다.
죽기 전, 시어머니는 세연의 손을 잡아당기며 엄마라고 부르는 것을 듣고 싶어 했다.
하지만 세연은 시어머니를 무척 미워했다.
“나에게는 엄마가 있어! 우리 엄마 이름은 송세아야!”
시어머니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이 휘둥그레졌고 자신이 곧 죽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네가 나한테 신세 진 게 뭐가 있어? 이건 내가 전생에 너한테 한 일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거라고 생가해.”
“아니에요. 인호 씨 그 논리는 틀렸어요. 인호 씨는 내가 아니잖아요. 난 다시 환생해서 전생의 일들을 다 겪었고 어떻게 보면 난 전생과 같은 사람이에요. 하지만 인호 씨는 전생에서의 일은 겪지 않았잖아요. 지금의 당신과 그때의 당신은 다른 배인호예요. 알겠어요?”
나는 씁쓸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