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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내가 아이를 낳는 과정을 녹화해서 불법 음란 사이트에 올렸다.
동영상은 빠르게 전파되어 나는 심각한 사이버 폭행을 당했다.
부모님은 이 일로 변호사를 불러 나를 위해 소송을 걸었지만 더 큰 충격과 보복을 불러오고, 결국 극단주의자의 차에 깔려 죽었다.
갓 아이를 낳은 나는 허약한 몸을 지탱하고 엄마 아빠의 원한을 갚으려 했다.
하지만 남편과 시어머니가 연합하여 한밤중에 나를 문밖으로 내쫓고 짐승만도 못한 자들을 불러서 산후조리를 받고 있어야 할 날 모욕하고 죽였다.
내가 죽은 후 남편은 경찰에 신고하지도 않고 사인을 조사하지도 않은 채 내 시체를 야산에 아무렇게나 묻어 버리고 흙더미를 향해 화를 내며 말했다.
“내가 이러는 건 다 너 잘살라고 그러는 거야. 네가 고마워하지 않으니 내가 모질다고 탓하지 마.”
다시 눈을 뜨고 보니 나는 아이를 낳았던 그 날로 돌아가 있었다.
난 천식을 앓고 있는 환자였고, 병이 발작한 그날, 주시언은 병원에서 자신의 첫사랑과 산전검사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남자가 심지어 나의 천식약을 들고 있었단 것이다.
집에 돌아와서 날 보지 못한 주시언은 온갖 방법을 다 써서라도 날 찾으려 했고, 심지어 내가 임신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아예 미쳐버렸다.
그 후, 산소 앞에서 날 지켜주는 사람이 하나 더 생겼다.
우리 엄마는 나 때문에 화병으로 돌아가셨다.
내가 주인공이 돼야 할 결혼식의 신부가 박형식의 파트너로 바뀐 순간 엄마는 숨이 멎어 들었고 그렇게 내 결혼식은 엄마의 장례식이 되어버렸다.
박형식은 그럼에도 결혼식을 강행했고 아예 나더러 강지연 손에 반지를 끼워주라고 했다.
“얼른 끼워줘, 식 끝나면 내가 다 설명할게.”
나는 그런 박형식을 무시하며 엄마의 시체를 안고 호텔을 나왔다.
저녁 8시가 되자 신부가 바뀐 결혼식도 원만히 끝났는지 강지연이 인스타에 피드를 하나 올렸는데 거기에 좋아요가 수십만 개나 달려있었다.
“오늘 드디어 원하던 사람과 결혼했어요, 다들 와주셔서 너무 고맙고 또 본인 주제를 알고 알아서 비켜주신 그분한테도 고맙네요.”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은 사랑해주지 말아야지.”
그 피드 아래에 달린 박형식의 댓글을 본 나는 차디찬 영안실에서 둘을 위해 '좋아요'를 눌러주며 “오래도록 행복하세요.”라는 댓글을 달았다.
그리고는 엄마의 유골함을 안고 짐을 정리하러 집으로 돌아갔는데 그곳에서 하필 내가 산 소파에 앉아 서로를 부둥켜안고 키스를 하고 있는 박형식과 강지연을 보게 되었다.
네 살 된 손자가 할아버지 컴퓨터로 게임을 하고 싶다고 졸라댔다.
그런데 내가 실수로 마우스를 잘못 클릭해서 컴퓨터에는 한 영상이 뜨고 말았다.
화면 속에서는 두 사람은 서로를 안고 뒤엉키고 있었다.
나는 급히 손자의 눈을 가리며, 화면에 나오는 숨을 헐떡이는 남자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그 남자가 바로 남성 기능을 상실한 내 남편이었다.
수십 년 동안, 남편은 자신의 첫사랑과 수많은 영상들을 찍어왔다.
남편은 누구나 칭송하는 훌륭한 의사였다. 그러나 그는 첫사랑의 아들을 위해 공원에서 황금 달걀을 깨며 시간을 보냈고, 그 순간 교통사고로 중태에 빠진 환자의 치료는 늦어졌다.
그 후 그는 더 끔찍한 선택을 했다. 환자의 약을 몰래 바꿔치고, 환자가 고통 속에서 서서히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첫사랑의 아들에게 맞는 심장을 얻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는 몰랐다. 그날 사고로 얼굴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여자아이가 바로 자신의 딸이라는 사실을.
유가족에게 시신 기증을 부탁하려고 전화를 걸던 순간, 그는 집 안에서 울리는 익숙한 벨 소리를 듣게 되었다.
내 남편과 악녀는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나와 악녀가 동시에 납치됐을 때, 구급차를 타고 온 의사 남편은 악녀부터 구해줬다.
두 다리가 골절한 나는 바닷속에서 버둥거렸다. 숨이 넘어갈 직전, 나는 그에게 뱃속의 아이만이라도 살려달라고 했다.
그는 나를 힐끗 보더니 선심 써서 다른 구급차를 불러준다고 하며 말했다.
“이게 이젠 살려고 존재하지도 않는 애를 지어내네. 역겨워. 네가 날 살려준 은혜는 이렇게 갚았어. 이따가 병원에서 이혼협의서에 사인 해.”
이 말을 들은 나는 떨리는 손으로 오른쪽 귀의 보청기를 벗었다.
나는 누군가가 뿌린 유산을 맞고, 지하실에서 죽었다. 가족들은 나를 알아보지 못했고,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엄마는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수술용 칼을 들어, 내 살과 뼈를 분리해 냈다. 아빠는 흥분한 표정으로 내 뼈대를 석고 속에 묻어 넣어 정교한 석고 조각상을 만들었다.
언니는 그 조각상을 가지고 수많은 상을 휩쓸며 모두가 칭송하는 천재 소녀가 되었다. 그런데, 조각상이 산산조각이 나면서 안에 숨겨져 있던 반쯤 잘린 손가락이 드러났다. 이에 그들은 혼란에 빠졌다.
학교폭력으로 죽은 내가 환생해 갓 태어난 아기가 되었다.
그런데 나한테 학교폭력을 저질렀던 사람이 내 어머니다.
“아가야.”
그녀가 조심스럽게 나를 부르고 있다.
아가? 나는 그녀의 품에서 미친 듯이 발버둥 치며 손가락으로 그녀의 눈을 사정없이 찔렀다.
오늘부터 이 ‘아가’의 복수가 시작된다.
남편이 자신의 첫사랑과 식사하기 위해 내 아들을 데리고 밥을 먹는다고 나한테 거짓말을 썼다.
그 사이에 여섯 살 난 아들에게 화상 연고를 사 오라고 심부름을 시켰고 그러다 아들이 정신병자를 잘못 만나 칼에 찔려 죽게 되었다.
나는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나는 아들 손에 들려있던 연고를 보고 오열을 했다.
남편이 나에게 전화가 와 소리쳤다.
“서하얀, 네가 키운 아들 좀 봐! 서연이 화상 입게 하고 사과도 안 하네? 당장 오라고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