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물지 않는 좀비
좀비를 들였더니, 이놈이 선을 넘는다.
“안 물어요.”
“그걸 왜 먼저 말하지.”
세상이 무너진 지 엿새.
윤시현은 편의점 문밖에 서 있던 남자를 들였다.
강태윤. 잘생긴 얼굴에 뻔뻔한 말투.
그리고 소매 아래 숨겨 둔 선명한 잇자국.
내쫓으려 했다.
자신이 가까이 갈 때마다 남자의 붉은 눈이 가라앉는 걸 보기 전까지는.
“한 번만 더 가까이 와 봐요.”
살려 달라는 말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이 남자, 멀쩡할 때도 거리를 좁힌다.
“이번에는 치료 핑계 하지 말고.”
시현이 먼저 옷깃을 붙잡았다.
한편, 감염자를 되돌린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사람들이 찾기 시작한 건 치료제가 아니라 윤시현이었다.
자신을 원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시현은 그를 물지 않는 좀비의 손을 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