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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남편 이제 네꺼야

내 남편 이제 네꺼야

결혼 전야, 역사학 교수인 약혼자 고태오가 암에 걸린 첫사랑 엄정아와 한옥 마을에서 전통 혼례를 올렸다. 은은한 별빛 아래 고태오가 엄정아를 안고 부드럽게 웃었다. “전통대로라면 가문에 먼저 발을 들인 사람이 본처지. 내가 아무리 이은지랑 결혼 등기했어도 이은지는 첩이야.” 그렇게 두 사람은 하객의 축복을 받으며 러브샷을 하고 첫날밤을 보냈다. 나는 그저 옆에서 조용히 이 모든 걸 지켜보다 몰래 중절 수술을 예약했다. 열다섯부터 서른까지, 나는 고태오를 15년간 사랑했지만 고태오의 마음속엔 내 의붓동생인 엄정아밖에 없었다. 나도 할 만큼 했으니 이제 손을 놓을 때가 된 것 같았다. 그 뒤로 나는 고태오에게 이혼 서류 한 장과 이혼 선물을 던져주고는 세상과 단절된 남극 탐사 연구팀에 합류했다. 하지만 무슨 원인인지 나에겐 관심조차 없던 고태오의 머리가 하루만에 하얗게 세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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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꾼 황후

구경꾼 황후

태자가 오늘 첩을 들인다는 소문이 들렸다. 그런데 그 성대한 행렬이 과거 정비를 맞이하던 날보다 무려 열 배나 더 호화롭다고 했다. 난 해바라기씨 한 움큼 움켜쥐고는 동궁으로 달려갔다. 첩이 정실을 제압하려는 꼴을 제대로 구경하려는 심보였다. 새로 들어온 첩은 과연 오만했다. 감히 정색 혼례복을 입고 대문 안으로 들어섰다. 내가 해바라기씨를 까며 혀를 차고 있던 그 순간, 그 여인이 갑자기 고개를 돌려 나를 쏘아보았다. “이분이 바로 수년째 독수공방하셨다는 언니이십니까.” “과연 단정하고 침착하시니, 보는 이의 마음을 편케 하는 정실의 풍도를 지니셨습니다.” 난 잠시 멍해졌다. 입을 열 틈도 없이, 그녀가 갑자기 내 손을 움켜쥐더니 자기 쪽으로 홱 당겼다. 찢기는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붉은색 혼례복 옷소매가 길게 찢겨 나갔다. 그녀는 짧게 비명을 지르더니, 말없이 눈물을 뚝뚝 흘렸다. “아, 언니... 어찌 제 옷자락을 잡아 뜯으십니까...” “이게 다 전하께서 상의원에 친히 부탁하셔서, 저를 위해 골라주신 천하제일의 명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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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믿었던 두 사람의 거짓말

가장 믿었던 두 사람의 거짓말

내 여동생이 갑자기 SNS에 임신 진단서를 찍어 올렸다. [제가 가장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주셔서 고마워요. 사랑하는 형부 덕분에 엄마가 되는 꿈을 이루게 되었어요.] 나는 놀랍고 화가 나서 ‘좋아요’를 누른 뒤 댓글을 달았다. [정말 축하해. 이참에 남편도 너한테 줄게.] 그러자 남편은 집에 돌아오자마자 내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난 그냥 은희한테 정자를 빌려줬을 뿐인데, 꼭 그런 댓글을 달아야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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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온 뒤 맑음

비 온 뒤 맑음

윤서진과 배도현이 결혼 3주년 기념일을 맞던 날, 배도현은 친구들을 불러 모아 축하 파티를 열었다. 다만 윤서진이 들뜬 마음으로 파티장에 도착했을 때,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충격 그 자체였다. 배도현이 글쎄 어릴 적부터 줄곧 마음에 품어왔던 첫사랑 최지영 앞에 무릎을 꿇고 청혼을 하는 것이었다. 윤서진은 목소리를 내리깔고 그에게 따져 물었다. 하지만 이 남자는 귀찮다는 듯이 그냥 게임 중에 벌칙 하는 거라며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했다. 어쨌거나 남편인지라 이 말을 믿어주려 애썼거늘 배도현은 첫사랑을 위한답시고 임신한 그녀를 계단에서 밀어뜨렸다. 아이는 유산되었고 윤서진도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 그녀는 배도현에게 다섯 번의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어느덧 기회가 전부 소진되었다. “배도현, 우리 그만 이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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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

시어머니가 심장 발작을 일으킬 때 내과 전문의인 나의 남편은 첫사랑이 키우는 고양이의 밥을 챙겨주고 있었다. 내가 전화를 걸어 얼른 돌아와 시어머니를 치료하라고 했으나 들려오는 건 차가운 말뿐이었다. “임서영, 너 정말 돌았어? 지금 나 집 돌아오라고 우리 어머니까지 저주해?!” 말을 마친 그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시어머니는 결국 수술대 위에서 생을 마감하셨다. 그러나 나의 남편은 첫사랑과 함께 콘서트 구경하러 갔다. 다음 날, 드디어 집으로 돌아온 그는 내가 안고 있던 유골함을 보더니 화를 내면서 들고 있던 쇼핑백을 나에게로 던졌다. “유나가 우리 어머니한테 얼마나 정성을 쏟아부었는지 알아? 우리 어머니를 위해 새 옷도 샀다고. 넌 우리 어머니 며느리라는 사람이 우리 어머니를 끌어들여 가식적인 연기할 줄 밖에 모르냐?” 나는 헛웃음만 나왔다. 시어머니는 이미 돌아가셨는데 대체 어떻게 선물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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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현장에 나를 버려둔 당신에게

사고 현장에 나를 버려둔 당신에게

임신 9개월째 되던 날. 나는 남편에게 직위를 빼앗겼다고 원망하던 전 직원에게 붙잡혀 옥상으로 끌려갔다. 그리고 수십 차례 칼에 찔렸다. 하지만 구조대 팀장인 남편 강도현은, 우울증에 시달리던 첫사랑 윤지아가 원룸에 불을 지르려 한다는 소식에 구조 인력을 전부 그쪽으로 돌렸다. 난 끝내 살려 달라고 애원하지 않았다. 전생에 내가 직접 전화해 도와달라고 했을 때, 강도현은 윤지아를 두고 내게 달려왔다. 덕분에 나와 아이는 목숨을 건졌지만, 윤지아는 결국 불이 난 원룸 속에서 죽고 말았다. 강도현은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VIP 분만실까지 예약해 주며 다정한 남편 행세를 했다. 하지만 출산 당일. 강도현은 날 침대에 묶은 채, 갓 태어난 아이와 나를 향해 미친 듯 칼을 휘둘렀다. “그날 너랑 그 새끼가 짜고 날 속인 거지? 그 정도 칼빵으로는 죽지도 않잖아.” “그렇게 칼에 찔리는 게 좋다면 이번엔 실컷 찔려봐.”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인질로 붙잡히던 바로 그날로 돌아와 있었다. 이번 생에는 강도현이 원하는 대로 윤지아를 구하러 가게 해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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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종의 결말은 새드앤딩

관종의 결말은 새드앤딩

내 사촌 동생은 뷰티 블로거다. 나는 그녀의 모델이 되는 것을 항상 거절했다. 하지만 그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할머니의 장례식에서 관뚜껑을 연 장례 메이크업을 선보였다. 할머니의 엄숙한 시신에는 하이라이터와 글리터로 가득했다. 내가 라이브 방송을 막자 그녀는 나를 증오하기 시작했다. 내 결혼 전날 그녀는 갑자기 찾아와서 말했다. “언니, 내 기술 또 늘었어. 오늘 최고의 신부 메이크업을 해줄게, 응?” 나는 그녀가 손에 들고 있는 본 적도 없는 브랜드의 화장품을 바라보며 허락했다. 하지만 그녀는 몰랐다. 그녀의 속셈이라면 내가 뻔히 알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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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연꽃 여인의 환생

겹연꽃 여인의 환생

도사는 승상부에서 반드시 미래를 예지하는 딸이 태어날 것이라 예언했다. 나는 이마에 타고난 겹연꽃 문양를 감췄으나 동생은 날마다 이마에 꽃 문양을 그려 넣었다. 폐하의 어명 하나로 동생은 태자비가 되었고 나는 원하던 대로 서왕과 혼인을 했다. 그 후 5년 동안, 나는 미래를 예지하는 능력으로 강경헌이 황위에 오르도록 도왔다. 그가 즉위하던 밤, 나는 이마를 덮고 있던 두꺼운 분을 지우고 강경헌에게 비밀을 털어놓았다. 그런데 그가 화를 버럭 낼 줄이야. 그는 내 이마의 살점을 도려내고 나를 거열형에 처해 처참히 죽였다. “서정연, 네가 감히 지운이 이마에 있는 꽃 문양을 흉내 냈단 말이냐?” “네가 먼저 짐을 택하는 바람에 지운이가 강림연과 혼인을 할 수밖에 없다. 지운이야말로 진정 내 황후가 될 사람이었다!” “지난 5년 동안 너와 몸을 맞댈 때마다 난 역겨워 견딜 수가 없었다! 이젠 네 목숨으로 지운이에게 속죄하거라.” ... 다시 눈을 떴을 때, 강경헌은 대전 안으로 들어와 도사의 말을 끊었다. “이마의 꽃 문양 하나만으로 어찌 하늘의 뜻을 지니고 태어났다고 할 수...” “소자는 부황께서 전에 내려 주신 백지 조서를 바쳐 승상부의 둘째 딸, 서지운을 아내로 맞이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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퀸카의 숨겨진 취향

퀸카의 숨겨진 취향

나는 무용 예술 입시생이다. 모든 사람들은 내가 착한 아이일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은 알지 못한다. 나는 강제로 누군가에게 범해지는 것을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상상해 본 적이 있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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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에 남은 생을 가둘 필요가 있을까

그리움에 남은 생을 가둘 필요가 있을까

“나리야, 너 어릴 때 집안끼리 정혼해 둔 상대가 있단다. 이제 네 건강도 많이 회복됐으니, S 시로 돌아와 결혼하는 게 어떠니?” “네가 정말 원하지 않는다면, 너희 아버지와 다시 상의해서 이 결혼을 없던 일로 해도 괜찮단다.” 어두운 방 안, 송나리는 조용히 앉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전화기 너머에서 어머니 장혜정은 또다시 딸에게 거절당할 것을 예감하며 깊은 한숨을 내쉬려 했다. 그때, 나리가 입을 열었다. “...엄마, 엄마 말씀대로 돌아가서 결혼할게요.” 장혜정은 순간 말을 잃었다. 예상치 못한 딸의 대답이었다. “네가... 정말 동의한다고?” 나리는 평온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동의해요. 하지만 H 시에서 처리해야 할 일이 조금 남아 있어요. 다 정리하고 나서 보름 안에 돌아갈게요. 엄마, 그동안 결혼 준비 부탁드려요.” 그녀는 몇 마디를 더 남긴 후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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