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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향

철향

“아닙니다. 그저 날짐승이었다면 오히려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이 안에 갇혀 유순히 사람의 손으로 돌아올 것이니까요.” 강원은 지금 맥락이 좀 벗어났다는 걸 느끼면서 설명과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다. 조금만 더 긁어내면 된다. 알아내기 직전이다. 웅얼대는 강원의 눈에 이연의 뒤에 서 있는 금군 중 활을 든 자가 보였다. 화살통은 없다. 효시를 위한 우는살 두 개만 활 옆에 묶여 있을 뿐이다. 이거다. “이건 유기만 막는 것이 아니라 인공도 � �는 것이군요. 그러면 큰일입니다. 제가 준비한 선물이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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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번의 용서

99번의 용서

내 아내는 한때 나를 얼마나 사랑했을까? 그때 나와 결혼하기 위해 프러포즈만 무려 99번을 했다. 100번째에 이르자, 나는 마침내 그 끈기에 마음이 움직였다. 결혼식 당일, 나는 아내에게 화해 쿠폰 99장을 건넸다. 이 화해 쿠폰이 다 떨어지지 않는 한, 언제까지나 곁에 있어 주겠다고 약속했다. 결혼한 지 5년, 아내는 사랑하는 그 남자를 만나러 나갈 때마다 화해 쿠폰을 한 장씩 써 버렸다. 97 번째 화해권을 쓰게 되었을 때, 아내는 문득 내가 변했다는 걸 알아차렸다. 나는 더 이상 울고불고하지도 않았고 곁에 남아 달라고 매달리지도 않았다. 다만 아내가 골든 리트리버 같은 연하 비서에게 홀려서 이성을 잃었을 때 조용히 물었었다. “당신 안 돌아올 거면 화해 쿠폰 한 장 쓸래?” 아내는 잠시 멍하더니, 드물게 마음이 약해졌는지 나지막이 말했다. “그래, 어차피 이제 겨우 60몇 장 썼으니까, 네 생각에 내가 써야 한다고 생각하면 쓸게.” 나는 알겠다고 대답하고 아내가 나가도록 내버려두었다. 그게 자신이 쓴 97번째 화해 쿠폰이고, 우리의 화해 쿠폰은 이제 마지막 2장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아내는 몰랐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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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신

소녀신

“춘화야, 이번에 ‘소녀신’이 너희 집에 있으니 꼭 잘 보살펴야 해.” 이장은 엄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반면 엄마는 그저 웃으며 비위를 맞췄다. “걱정 마세요. 제가 아주 잘 챙기고 있어요. 마을에서 보내준 재료는 전부 그 아이 먹는 데 쓰고 있어요. 지금 살을 찌우는 시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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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보지 말자

다시는 보지 말자

“엄마가 미안해. 무능한 엄마를 만나서 너까지 고생하는구나. 다음 생엔 좋은 가정에 태어나렴.” 나는 아이 옆에 웅크리고 앉은 채 눈물을 훔쳤다. 죽어서도 슬픔은 지속되는 거였다. 이하린은 소파에 앉아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 “엄마, 선배님이 엄마 병에 대해 물어보면 선배님이 준 약을 먹고 나서 많이 나아졌다고 말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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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쓸 운명

다시 쓸 운명

그를 제외하고도 그들의 곁에는 일남일녀가 있었다. 최진겸의 동문 사형과 사매로, 여인은 경성 3대 서원 중 하나인 청송서원 원장의 외동딸 서유은이고 곁에 있는 사내는 그녀의 정혼자이자 영원 후작부의 세자인 유명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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