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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의 종말, 그리고 나의 시작

연락의 종말, 그리고 나의 시작

3년의 장거리 연애, 한 달 동안 쉬지 않고 야근하며 간신히 시간을 내어 남자친구를 보러 갔을 때, 그는 연락 두절이었다. 낯선 타지에서 혼자 꼬박 열 시간을 기다린 후에야 그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뒤늦게 전화를 걸어왔다. 통화 버튼을 누르자 절친의 생글거리는 음성이 귓전을 때렸다. “나연아, 깜짝 놀랐지! 내가 너보다 먼저 부용시를 싹 훑어봤는데 정말 환상적이더라. 주천우 가이드 완전 백 점 만점에 백 점이야!” 그녀는 눈치 없이 여행의 즐거움을 늘어놓았다. 마치 주천우의 휴대폰 화면에 찍힌 서른 통의 부재중 전화는 아예 보지도 못한 것처럼 말이다. 나는 아무 말 없이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마침내 그녀가 춥다고 웅얼거리자, 그제야 주천우가 전화를 넘겨받아 차갑게 용건만 던졌다. “먼저 얘 호텔에 데려다주고 갈 테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그의 일방적인 통보에 내가 문득 물었다. “너 내가 여기서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 주천우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차갑게 대꾸했다. “네 단짝이잖아. 겨우 이런 일로도 샘을 내야겠어?” 대놓고 나를 탓하는 목소리에 더는 아무 대꾸도 하고 싶지 않았다. 전화를 끊음과 동시에 제경시로 돌아가는 카풀 차량이 도착했다. 기사는 내 모습을 힐끔 보더니 참지 못하고 한마디를 건넸다. “아가씨, 자정이 훌쩍 넘은 시각이라 이 부근은 치안이 무척 험해요. 가족이라는 사람들이 어떻게 아가씨를 이런 곳에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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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선택

남편의 선택

“그만 연기해, 네가 뭔데? 회사가 시작할 때 네가 어느 남자의 침대에 누워있는지도 모르는데, 나를 역겹게 하지 마!” 내가 몸부림을 치는 사이에 팔에 든 항아리가 드러났다. 민하는 순간 눈을 반짝이며 항아리를 가리키고 주현을 향해 서둘러 말했다. “임 사장님, 안에 계약서 파쇄 종이가 들어 있지 않을까요? 열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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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지 못한 나

사랑받지 못한 나

“언니, 이거 좀 사가세요, 딸이 좋아할 거예요!” 엄마는 담담하게 말했다. “우리 딸은 새우 안 좋아해, 해산물 알레르기 있어.” 주인장이 깜짝 놀랐다. “아닐 텐데? 하정이 새우 안 좋아해요?” 엄마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채소 파는 옆집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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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닝포인트

터닝포인트

“몰라요. 가게에서 같이 주더라구요. 우리가 많은 걸 시켰다고 서비스 준 건가 봐요. 서프라이즈말이죠!” 동료한테 고맙다고 인사한 뒤 신예린이 휴대폰을 켰다. 예상대로 조금 전, 정가을에게서 메시지가 와 있었다. [너 심장외과라고 했지? 고마워. 다음에 또 밀크티 필요하면 미리 말해. 할인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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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번의 거절

또 한 번의 거절

마침 누군가 예약을 취소하는 바람에 최저 소비가 15만 원인 룸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레스토랑 직원이 메뉴판을 건넬 때 도아린은 옆으로 지나가는 두 사람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중의 한명인 성대호는 왠지 모르게 잔뜩 짜증이 나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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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같은 사랑

개 같은 사랑

“그래, 맞아. 아빠 크리스마스엔 꼭 오실 거야...” 고개를 숙이고 무기력하게 휴대폰을 내려다보았지만 임선우는 여전히 종무소식이었다. SNS를 열었더니 한유리가 피드를 하나 올렸는데 초코에 관한 내용이었다. [초코가 사라졌다. 질식해 죽을 것만 같아... 초코야, 대체 어디 간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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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다시 만나요

언젠가 다시 만나요

선유는 지난번에 한 번 먹은 후 계속 잊지 못하고 있었다. 대제주시 만두는 소가 퍽퍽하고 사이즈가 작아 맛이 하나도 없다. 엄준이 물었다. “만두만 먹고 싶어요?” “네!” “도 집사, 성남 만둣집에 사람을 보내서 몇 개 좀 사오리고 해. 갓 찐 것들로 달라고 해. 식으면 맛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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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과 비밀 DM

사장님과 비밀 DM

진짜 악연이 따로 없네. 나는 속으로 욕을 하면서도 표정은 여전히 웃는 얼굴을 유지하고 손을 내밀었다. “조 대표님, 안녕하세요.” 그도 나를 알아보았는지 짓궂게 웃으며 말했다. “진 대리님, 오랜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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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닿지 못한 마음

끝내 닿지 못한 마음

대전 안, 조민소는 눈가에 차오른 물기를 애써 눌러 삼켰다. 이윽고 한 자 한 자 황제를 향해 또렷이 힘주어 아뢰었다. “폐하, 신이 지금껏 세운 군공을 대가로 군주(郡主) 임지영과의 혼약을 파하고자 하옵니다.” “아울러 변방 수비를 자청하오니 윤허하여 주시옵소서. 이레 뒤 경성을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나이다.” 황제의 눈에는 안타까움이 가득했다. “민소야. 오늘 막 전장에서 돌아온 네가 어찌 벌써 다시 떠날 생각부터 한단 말이냐?” “너와 지영이는 짐이 어려서부터 지켜본 아이들이다. 네가 지난 삼 년간 변방에 나가 있는 동안 그 아이와 네 부모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짐은 어느 정도 전해 들었다.” 황제가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결국 그들이 네 마음을 저버렸구나.” 잠시 말을 멈췄던 황제가 이내 부드럽게 덧붙였다. “그래도 마지막으로 한 번은 기회를 주어 보자꾸나. 짐과 내기를 하나 하자. 이레 안에 그들이 네 결심을 눈치채고 너를 붙잡는다면 경성에 남거라. 허나 끝내 아무도 네 마음을 알아주지 못한다면... 그때는 짐도 네가 떠나는 것을 막지 않으마.” 조민소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미련 따위는 이미 버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아주 희미한 기대 하나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과연 그들이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채고 나를 붙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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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힘

엄마의 힘

김 비서가 공손히 대답했다. “예, 진 대표님. 아주 성공적이에요. 이번에 사모님께서 낳은 아이와 하연 아가씨의 조직이 딱 맞았습니다.” 남편의 경쾌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다행히 호민이의 골수가 하연이에게 적합했나 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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