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두고 나는 돌아서 버렸다
결혼 이야기를 하기 위해 부모님이 먼 길을 달려오신 날, 김주현 가족은 약속 시간에 늦었다.
세 번째 걸었던 전화마저 끊기자, 어머니가 애써 웃으며 나를 달랬다.
“아마 차가 막히나 보다. 괜찮으니까 조금만 더 기다리자.”
그렇게 우리는 세 시간을 더 기다렸다.
부모님의 표정은 처음의 기대와 환희에서, 서글픔과 슬픔으로 바뀌어 갔다.
아버지는 몇 번째인지 모를 정도로 어색한 양복 자락을 매만지시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히셨다.
그리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내게 물으셨다.
“딸, 정말... 그 사람이 아니면 안 되겠니?”
“너희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게 아니야. 그저 걱정이 돼서 그래. 여기는 집에서 몇천 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이잖니.”
“혹시라도 나중에 네가 마음고생을 해도, 우리가 당장 달려와 네 눈물을 닦아줄 수가 없잖아.”
손톱이 살을 파고들도록 주먹을 쥔 채, 나는 애써 웃으며 부모님을 부축해 일으켰다.
“우리 집에 가요. 이 결혼, 저 안 할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