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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일 날, 발레를 배우는 사촌 언니가 다리를 다쳤다.
아버지는 분노한 나머지 몽둥이로 내 다리를 세게 때렸다.
나는 아프다는 소리를 질렀지만 아버지는 짜증에 찬 목소리로 비웃으며 말했다.
“이제 아픈 걸 알았어? 네 언니를 밀어 떨어뜨릴 때는 왜 걔도 아플 거라는 걸 몰랐어?”
아버지는 더 세게 내 몸을 때렸고, 나는 더 이상 소리를 낼 수 없었다.
기억하게 하려는 듯 아버지는 기절할 듯한 나를 지하실에 던져 버렸다.
“임태희, 네가 그 더러운 생각을 접을 때까지는 나올 생각하지 마!”
하지만 그가 지하실 문을 다시 열었을 때 눈앞에는 그저 부패해가는 내 시체뿐이었다.
남편은 누구나 칭송하는 훌륭한 의사였다. 그러나 그는 첫사랑의 아들을 위해 공원에서 황금 달걀을 깨며 시간을 보냈고, 그 순간 교통사고로 중태에 빠진 환자의 치료는 늦어졌다.
그 후 그는 더 끔찍한 선택을 했다. 환자의 약을 몰래 바꿔치고, 환자가 고통 속에서 서서히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첫사랑의 아들에게 맞는 심장을 얻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는 몰랐다. 그날 사고로 얼굴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여자아이가 바로 자신의 딸이라는 사실을.
유가족에게 시신 기증을 부탁하려고 전화를 걸던 순간, 그는 집 안에서 울리는 익숙한 벨 소리를 듣게 되었다.
살인범에게 쫓기던 나는 마지막으로 남자친구에게 구원의 전화를 걸었다.
그는 내가 장난치는 줄 알고 전화를 끊었다.
그렇게 나는 살아남을 마지막 기회마저 놓쳐버렸다.
내가 끔찍하게 살해당할 때 그는 어린 시절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고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시신복구사인 그가 한 시체를 맡게 된다.
부서진 두개골 속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내 얼굴을 보며 그는 미쳐버렸다.
내 백혈구, 줄기세포, 골수, 오빠가 필요하다면 전부 줄 것이다.
이제 오빠는 신장이 필요하다.
“신장을 주면 죽는다고 하던데, 무서워요.”
“엄마, 아빠, 나 죽고 싶지 않아요.”
내가 울며불며 죽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영상이 인터넷에서 퍼지며 큰 화제가 됐다.
이 온라인 폭풍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갔고, 엄마는 내 뺨을 때린 후 날 집에 가둬버렸다.
와이프의 컴퓨터를 닦아주다 실수로 파일 하나를 열었는데 안에는 셀 수도 없이 많은 수위 높은 동영상이 들어있었다. 주인공은 내 와이프와 평생 결혼하지 않은 내 친구였다.
아이를 낳은 뒤로 와이프는 몸을 상해 더는 관계를 가질 수 없을 것 같다며 나와 플라토닉 연애를 고집했고 그렇게 나는 40년간 와이프를 건드려본 적이 없었다.
반평생을 고생하며 와이프를 지켰는데 결국 나는 그들의 손아귀에 놀아나고 말았다.
내 아내는 육아 인플루언서로 평소 아들에게 무척 엄격하다.
아들이 유치원에서 첫사랑의 딸을 밀었다는 이유로 아내는 아들을 베란다로 내쫓았다.
그녀는 아들을 베란다에 가두어 반성하도록 한 다음, 첫사랑의 딸을 데리고 외출했다.
베란다의 보호난간을 통과해 18층에서 아래로 떨어진 아들의 작은 몸은 산산이 부서졌다.
떨어지면서 아들은 도와달라고 엄마를 불렀지만,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동생 유진이 5개월째 컬러렌즈를 빼지 않고 있다.
나는 문제가 생길까 두려워 유진이를 직접 병원에 데려갔다.
다행히 각막이 손상되진 않아 우리는 안약만 좀 처방을 받아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유진이가 이 일로 나에게 원한을 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유진은 내가 잠든 틈을 타 나에게 복수했다.
“눈은 재생 가능한 기관이야. 곧 염색에 성공할 뻔했는데 너 때문에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잖아!”
죽기 전, 나는 피투성이가 된 유진의 얼굴에 나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을 보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때, 유진이는 소파에 앉아 친구에게 자신의 컬러렌즈를 자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유진이 착용한 것은 그녀를 죽음으로 이끌 렌즈였다.
내 아들은 젊은 사업가이고, 나는 말도 못 하고 세상과 단절된 자폐증 벙어리였다.
아들은 10살에 대학에 들어갔고, 15살에는 사업을 시작해 성공한 사업가가 되었다.
바쁘게 살아가는 아들을 위해 나는 오랜 자폐를 극복하고 그의 결혼 준비를 도왔다.
발리의 결혼식장을 예약하고 장식을 확인하던 그때, 예비 며느리는 내 뺨을 때리며 왜 자기 신랑을 꼬시는가 하고 물었다.
결혼식 당일, 그녀는 나를 방 안에 가둬버리고 손톱깎이로 내 온몸을 난도질하며 나를 모욕했다.
그러나 내가 결혼식에 가지 않으면 아들은 결혼식을 올리지 않을 것이다.
아들이 대학 수능을 마친 날, 나는 암 말기로 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다만 남편이란 인간은 호텔에서 첫사랑을 끌어안고 있었다.
“우리 자기 조만간 은찬의 새엄마가 될 거야.”
아들 이은찬도 바에서 술을 퍼마시면서 친구들에게 푸념해댔다.
“우리 엄마는 내 인생을 너무 공제하려고 들어. 마음 같아선 확 멀리 떠나가 버리고 싶다니까.”
또한 시어머니 한라희는 이웃들과 이런 식으로 입을 나불거렸다.
“지유 걔는 종일 하는 게 뭐야? 우리 집에 빌붙어 사는 애 차라리 없기만 못해!”
나는 그런 그들에게 일일이 반박할 수가 없었다.
이번엔 드디어 모두의 소원을 이뤄준 듯싶었다.
남편이 옛날에 사랑하던 여자가 음주 운전으로 내 부모님을 치어 죽였다.
경찰에 신고하려다 남편에게 두 눈이 가려져 지하실로 끌려갔다.
3년 동안 나는 암흑 속에서 온갖 괴로움을 견뎠고 괴롭힘을 당할 때마다 귓가에 들려오는 싸늘한 남자 목소리.
“혜진아, 아직도 가헤를 미워해?”
그날, 나는 차가운 바닥에 엎드려 전화기 너머로 열심히 빌었다.
“안 미워해! 안 미워해!”
그쪽에서 남편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나를 데리고 나오는 날, 나는 남편의 포옹을 피했다.
내가 무감각해서 남편에게 이혼하자고 제의한 후에 남편이 오히려 미쳤다.
우리 엄마는 나 때문에 화병으로 돌아가셨다.
내가 주인공이 돼야 할 결혼식의 신부가 박형식의 파트너로 바뀐 순간 엄마는 숨이 멎어 들었고 그렇게 내 결혼식은 엄마의 장례식이 되어버렸다.
박형식은 그럼에도 결혼식을 강행했고 아예 나더러 강지연 손에 반지를 끼워주라고 했다.
“얼른 끼워줘, 식 끝나면 내가 다 설명할게.”
나는 그런 박형식을 무시하며 엄마의 시체를 안고 호텔을 나왔다.
저녁 8시가 되자 신부가 바뀐 결혼식도 원만히 끝났는지 강지연이 인스타에 피드를 하나 올렸는데 거기에 좋아요가 수십만 개나 달려있었다.
“오늘 드디어 원하던 사람과 결혼했어요, 다들 와주셔서 너무 고맙고 또 본인 주제를 알고 알아서 비켜주신 그분한테도 고맙네요.”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사람은 사랑해주지 말아야지.”
그 피드 아래에 달린 박형식의 댓글을 본 나는 차디찬 영안실에서 둘을 위해 '좋아요'를 눌러주며 “오래도록 행복하세요.”라는 댓글을 달았다.
그리고는 엄마의 유골함을 안고 짐을 정리하러 집으로 돌아갔는데 그곳에서 하필 내가 산 소파에 앉아 서로를 부둥켜안고 키스를 하고 있는 박형식과 강지연을 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