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버린 자들의 몰락
재계를 백 년간 주름잡아 온 부씨 집안은 약육강식을 가문의 신조로 삼았다.
그런 집에서 자라온 양자인 나 또한 26년 동안 뺏고 빼앗으며 살아왔다.
그런데 후계자 발표회에서 아버지는 형의 손을 잡고 이렇게 말했다.
“그래도 장남이 승계해야죠.”
자리를 가득 채운 인사들의 시선이 일제히 나를 향했다.
내가 후계자가 되기 위해 모든 것을 전부 쏟아부었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었다.
기억이 나기 시작한 순간부터 나는 비정상적으로 빡센 엘리트 교육을 한 치의 어김도 없이 수행해 왔다.
형이 싸움질을 하다가 정학을 당하는 동안, 나는 월반해서 최상위권 대학의 학·석·박사 통합 과정을 밟았다.
똑같이 1천만 원의 자금으로 창업했으나, 형은 도박에 빠져 2억 원의 도박 빚을 졌고 나는 사업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끝내 형은 파산해서 청산 절차를 밟았고, 나는 회사를 이끌고 해외 시장을 개척해 시가총액 20억 원을 훌쩍 넘기는 성과를 이뤘다.
나는 내가 강자이며, 왕관의 무게를 감당할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BS그룹 후계자 자리도 내 것일 수밖에 없다고 여겼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나는 아무리 애를 써도 일으켜 세울 수 없는 형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그런데 아버지는 지금까지도 일말의 흔들림 없이 형을 택했다.
형의 도발적인 웃음에 나는 이를 악물었다.
너무 꽉 깨물었는지 입안에 번지는 피 냄새가 오히려 나로 하여금 정신을 차리게 만들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