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번 미뤄진 혼인신고
강도진이 혼인신고를 미루겠다고 말했을 때, 나는 숟가락을 들고 있었다.
“다음에 하자.”
강도진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날씨가 좋다는 말을 하듯 태연한 목소리였다.
나는 죽을 한 숟갈 떠먹고 천천히 삼켰다.
“알았어.”
강도진은 나를 한 번 바라보더니 고개를 숙여 반찬을 집었다.
그러다 다시 나를 힐끗 바라봤다.
“화난 거 아니지?”
나는 다시 죽을 한 숟갈 떠먹으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화 안 났어.”
결혼식을 올린 지 반년.
혼인신고는 벌써 열일곱 번째 미뤄졌다.
강도진은 익숙해졌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는 천천히 죽을 떠먹으며 그릇을 비워냈다.
강도진은 더 이상 젓가락을 들지 않았다.
마지막 한 숟갈까지 다 먹은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식탁을 정리했다.
강도진의 옆을 지나려는 순간, 그가 내 손목을 붙잡았다.
“여름아, 다음 주 월요일에는 꼭 할게. 반드시 시간 내볼게.”
“어차피 우리 결혼식도 올렸잖아. 며칠 늦는다고 달라질 것도 없고.”
“걱정하지 마. 이번에는 절대 약속 안 어길게.”
나는 고개를 숙여 강도진의 손을 바라봤다가 다시 그를 올려다보며 웃었다.
“알았어.”
지난 반년 동안 강도진은 다음 주에 하겠다고 아홉 번이나 말했다.
반드시 하겠다고 열세 번이나 말했다.
걱정하지 말라고 열여섯 번이나 말했다.
하지만 혼인신고는 끝내 하지 못했다.
그리고 다음 주에도 하지 못할 것이다.
이번에는 내가 약속을 어길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