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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우리가 만나는 마지막이야.
나는 원피스 주머니에 손을 넣어 남편이 "만약을 위해" 가지고 다니라고 가르쳐준 스위스 군용 칼을 꺼낸다. 그 "만약"이 닥친 것이다. 나는 날쌔게 그녀의 완벽한 포니테일을 잡아채 머리를 뒤로 젖혀 목을 드러내게 한다. 차가운 칼날이 그녀의 팽팽한 피부 위에 얹힌다. 그녀의 맥박이 칼날에 닿아 격하게 뛰는 것이 느껴진다.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는데, 정말 심하게 싸웠었더라고요.”
이건욱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현장의 잠긴 문과 과일 칼에 묻은 지문, 그리고 유혜정의 목에 남은 단 하나의 압박 흔적. 이 모든 것이 유혜정이 허문덕을 찔러 죽인 후 죄책감으로 자살했다는 결론과 맞아떨어지긴 합니다.”
“왕예은, 이거 봐. 엄마가 나에게 사준 팔찌야. 400만 원짜리야! 부럽지?”
민지는 도발적으로 손목을 흔들었다.
“네가 엄마 친딸이라고 해도 어쩌겠어? 결국 가사 도우미처럼 우리한테 구는 게 고작이잖아.”
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400만 원... 그건 내 수술비였는데...’
“죽지도 않았는데, 벌써 감당할 수 없으면 어떡해?”
옆에 있던 경호원이 나에게 영상을 하나 보여주었다.
영상 속의 윤수민은 벌거벗은 채로 무릎을 꿇으며 자신의 뺨을 때리고 있었다.
“저는 주제도 모르는 미친 X이고, 남자만 꼬실 줄 아는 불여우입니다. 저는 죽어도 마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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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의 흉부를 먼저 무자비하게 짓이기고 들어간 서슬 퍼런 칼날은 이내 멈추지 않고 담의 등을 관통해 나와, 그가 가두어 안고 있던 정혁의 등 가죽과 허리뼈를 차례로 부수며 파고들었다.
하나의 칼날이 두 명의 육신을 동시에 관통하는 잔혹한 동귀어진의 형국이었다.
서슬 퍼런 장검의 파편 끈이 기어이 정혁의 가슴팍 정중앙을 처참하게 뚫고 터져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