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당께. 지난 병인년 변고 때 연산군과 장녹수 사이 태어난 어린 옹주와 궁녀 하나가 사라졌다고 하던데. 저 위 초가집에 남편 없는 여자랑 어린 여자 아이 둘이 살고 있다지 않는가. 게다가 어디서 왔는지 아는 사람이 없다고 하데.”
"그럼 저들이 바로?"
"그렇다네. 저들이 바로 연산의 여식과 사라진 궁녀인게 확실하구먼"
최나인은 가슴이 바닷속으로 꺼지듯, 철렁 내려 앉았다. 그제서야 영수와 최나인은 그날 따라 장에서 사람들이 자신들을 힐�
�거리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자신들의 얼굴의 상처 때문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
차갑게 가라앉은 송서준의 표정을 본 나현아는 그제야 자신이 선을 넘었다는 것을 인지했다.
게다가 심하온은 정윤재의 약혼녀였다. 지금 나현아가 한 헛소리가 정윤재의 귀에 들어가기라도 한다면 큰일이었다.
“아니, 난... 난 그저 농담한 거야.”
나현아가 다급하게 억지 미소를 지었다.
그녀의 불쌍한 표정과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본 문시윤은 한순간에 이수희 말을 믿어버렸는지, 차갑게 나를 노려봤다.
“신아리, 난 네가 착하고 순수한 사람일 줄 알았는데... 어떻게 가짜 임신 증명서까지 준비해 둘 생각을 한 거야. 정말 실망이야. 지금 당장 수희한테 수혈해줘.”
그녀는 순간 발을 헛디뎠고 몸이 휘청이며 뒤로 넘어갔다.
그 순간, 유호천이 재빠르게 그녀를 붙잡았다. 둘 다 아직 균형을 잡지 못한 상태에서 멀리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둘이 지금 뭐 하는 거야?”
고개를 돌려보니 목소리의 주인은 다름 아닌 유호천의 약혼녀였다.
“폐하, 이 자는 숙귀비 전각의 궁녀로 이름은 소하라 하옵니다. 방금 숙귀비 전각에서 목이 칼날에 베인 채로 발견되었사옵니다.”
순간, 장내는 웅성거림으로 들끓었다. 숙귀비는 늘 사람들과 두루 화목하게 지냈는데 이런 참혹한 일이 벌어지다니. 자연스레 사람들의 마음은 서가군의 군권 다툼으로 번졌다. 혹시, 아예 뿌리째 도려내려는 수작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