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
이채이가 서연풍에게 시집온 지도 어느덧 7년.
마침내 그녀는 경성에서 가장 현숙한 안주인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한평생 오직 한 사람만을 바라겠다는 마음도 내려놓은 채, 오히려 직접 나서서 서연풍이 첩을 들이는 일까지 주선했다.
왕부의 안살림도 더는 혼자 틀어쥐지 않고, 집안일을 돌보는 권한의 절반 이상을 첩에게 선뜻 내주었다.
서연풍의 곁을 맴도는 일 또한 그만두었으며, 오히려 기회가 날 때마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어 그를 첩의 처소로 떠밀어 보내곤 했다.
심지어 적자인 서강이 고열에 시달리며 침상에서 밤새도록 정신이 몽롱한 채 어머니를 애타게 불러도, 그녀는 제 방에 앉아 이야기책만 넘길 뿐,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참지 못한 서연풍이 그녀의 방문을 거칠게 밀어 열었다.
"이채이, 대체 언제까지 이럴 생각이냐?!"
이채이는 한참 뒤에야 느긋하게 고개를 들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이런다니요?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소첩이 무엇을 했다고 그러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