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흔들리는 건물들도 결국 뿌리를 내린 나무일 뿐이다
땅에서 태어난 우리는 땅을 당연하게 여긴다
죽으면 땅에 묻힌다
중력이 땅으로 우리를 끌어당기기 때문에
그렇다면 중력은 다음 차원을 알지 못하게
우리를 가로막는 4차원의 문지기인 것인가?
우리가 중력이 없는 곳에서 살았다면?
아마 그랬다면은..
“저 사람이 사모님이지? 강 작가님이랑 같이 서 있는 걸 보니 비교돼서 내가 다 짠하다.”
“한 사람은 시각장애인이라 지팡이를 짚고, 한 사람은 당당한 커리어우먼이네.”
“대표님이 연회 때마다 왜 강 작가님과 동행하는지 알 만해. 누가 앞 못 보는 사람을 데리고 다니고 싶겠어.”
[3] 차원 주시자와의 결전: 고차원의 소각
“불순물이 섞인 하등 생명체가…… 우리 문명의 공정을 방해하는가.”
기지의 심장부에서 기하학적 문양으로 이루어진 고차원 생명체, ‘차원 주시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3차원의 물리 법칙을 무시한 채 한 대위의 등줄기를 타고 뇌수를 직접 타격하는 위상 공격을 가해왔다.
“내가 몇 번을 말했어. 이건 정신적인 문제라고. 지금 내가 정신과 상담을 받고 있잖아. 조금만 참아줘.”
정영호는 휴대폰을 들어 내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
“여보, 딱 6개월만 참아줘. 그때는 꼭 잘해줄게.”
‘손 대신 휴대폰으로 나를 만져? 내가 그렇게 더럽나?’
더블린, 11년 전
그 기억이 한밤중에 나를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처럼 덮친다—갑작스럽고, 피할 수 없으며, 소금과 수면 아래의 진실들을 싣고.
나는 성의 석조 침실에 누워 데클란의 규칙적인 호흡을 들으며 깊은 의식 속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것을 느낀다. 다른 플래시백들과 같지 않다—날카롭고 파편적이다. 이것은 완전하게 도착한다. 실험실 화학물질과 오래된 커피 냄새에 휩싸여.
*트리니티 칼
리지. 천체물리학 실험실. 11년 전.*
설령 그가 뺨이 헐도록 친다고 해도 이미 죽은 사람은 다시 살아 돌아올 수 없었으니까.
신유나는 몸을 굽히며 그를 달랬다.
“태훈아, 이건 네 잘못이 아니야. 그러니까 너무 자책하지 마. 어차피 인간은 부활할 수 없어. 그러니까 우린 애도하자.”
그러자 오태훈은 그녀를 확 밀쳐냈다.
“잘못이 없다뇨! 이 사람은 일부러 저희의 시간을 낭비했고, 도리어 진정으로 구조를 받아야 하는 사람들은...”
“주시후, 너 그 입 다물지 못해!”
정도원은 매섭게 주시후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주시후는 주먹을 쥐며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난 이 아이를 알고 있었다. 19살의 소년이라서 아직 속마음을 잘 숨기지 못했다.
프로필 사진은 까맣게 되어 있었고 이름은 GQ, 카카오스토리에는 재민의 사진 외에 다른 유용한 정보는 없었다.
카톡을 닫고 다른 것들을 살펴보니 심청하의 계좌에는 매달 GQ로부터 600~1000만 원씩 입금받은 기록이 있었다.
카드에는 잔액이 5억6천만 정도 있었다. 그걸 보며 나는 나 자신을 바보라고 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