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아래 묻은 마음
한소희는 이건을 황위에 올리기 위해 힘을 보태다가 북삭(北朔)에 끌려갔다.
그렇게 삼 년.
마침내 살아 돌아왔지만, 예전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한때는 채찍을 휘두르며 도성의 망나니 귀공자들을 죄다 혼내 주고 다니던 후부의 아가씨였다.
하고 싶은 말은 거리낌 없이 내뱉고, 누구 앞에서도 기죽는 법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누가 목소리만 조금 높여도 겁에 질려 온몸을 떨었다.
심지어 황후로 책봉되는 날조차 마찬가지였다.
의식 도중, 의례를 주관하던 태감이 돌연 곁의 사람을 향해 매섭게 꾸짖었다.
“똑바로 못 하겠느냐!”
순간 한소희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고, 다리에 힘이 풀렸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그대로 몸을 낮춰 바닥에 엎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