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보청기
9살 때, 나는 여민준을 구하려다 폭발로 인한 충격파를 맞았다.
그날 이후 나는 평생 보청기에 의지하며 살아야 했다.
여민준은 늘 나에게 미안해했다.
스스로 나와 혼약을 맺자고 찾아와, 붉게 충혈된 눈으로 맹세했다.
“내가 평생 지켜줄게.”
하지만 18살이 되던 해, 학교 퀸카에게 인정받기 위한 시험이라며, 여민준은 직접 내 보청기를 떼어냈다.
수많은 친구들과 퀸카 앞에서 차갑고 혐오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진짜 너 때문에 지쳤어.”
“나는 정말 네가 9살 때 그냥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나는 손에 쥔 청력 회복 검사 결과서를 꼭 움켜쥔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온 뒤, 조용히 대학 입시 지원서를 다시 작성했다.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여민준의 집을 찾아가 파혼을 선언했다.
여민준, 이제부터는 끝없는 길 너머로 각자의 삶을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