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굿나잇
정인우에게는 8년째 고수해온 습관이 하나 있다.
매일 밤 11시가 되면 그는 어김없이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통화 시간은 늘 딱 3분이었다.
“채연이가 불면증이 심해서 그래. 의사 선생님이 잠들기 전까지 누군가 곁에서 말을 걸어주는 게 좋다고 했어.”
“근데 왜 하필 너야?”
“그때 그 사고... 채연이가 나 대신 다쳤잖아. 그 아이는 내 생명의 은인이야.”
8년이라는 세월, 2900번이 넘는 3분.
이미 나 자신을 다독이며 여기까지 왔다. 마음을 넓게 먹자, 제발 그러자며 스스로를 몇 번이나 설득했는지 모른다.
결혼 3주년이 되어서야 정인우는 겨우 시간을 냈다. 우리들의 뒤늦은 신혼여행이었다.
여행의 마지막 날 밤, 정인우가 욕실에서 샤워하는 동안 나는 침대에 누워 우리가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때, 그의 휴대폰 화면에 메시지 알림이 떴다.
이채연이 보낸 영상이었다.
화면 너머, 그녀는 우리 부부의 안방 침대에 누워 있었다.
내 잠옷을 입고, 내 베개를 벤 채로 카메라를 향해 배시시 웃으며 속삭였다.
“오빠, 오늘은 딱 1분만 더 통화하면 안 돼? 너무 보고 싶어. 이제 전화할 시간까지 딱 3분 남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