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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사랑의 끝

10년 사랑의 끝

10년을 사귀고 나서야 강도준은 나와 결혼하겠다고 했다. 웨딩 촬영을 하던 날, 사진작가가 키스 컷을 몇 장 찍어 보자고 했다. 강도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결벽증이 있다고 말했고, 나를 밀어낸 뒤 혼자 스튜디오를 나가 버렸다. 나는 민망한 얼굴로 스태프들에게 대신 사과했다. 눈이 쏟아지는 날이라 택시는 잡히지 않았다. 나는 눈에 젖은 길을 밟으며 한 걸음씩 힘겹게 신혼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신혼집 안에서 강도준이 첫사랑을 품에 안고 떨어질 줄 모르고 키스하고 있는 장면을 보았다. “자기야, 네가 한마디만 하면 난 언제든 결혼식장에서 도망칠 수 있어.” 오랜 세월 붙잡고 있던 마음이 그 순간 우스갯거리가 됐다. 한참을 울고 난 뒤, 나는 강도준보다 먼저 결혼식에서 사라지기로 했다. 훗날 지인들 사이에 소문이 돌았다. 강씨 집안 막내가 전 약혼녀를 찾겠다며 온 세상을 뒤지고 다닌다고. 돌아와 달라고 빌기 위해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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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UTLAST - 네가 있는 폭풍속으로

OUTLAST - 네가 있는 폭풍속으로

수아가 짐짓 엄숙한 표정으로 팩트를 쏘아 붙이자, 도훈이 차 문에 기대서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와아.. 연실지구대 민수아 순경님, 정말 무섭네. 소문대로 완전히 독종이야, 독종." "제 이름을 어떻게 아십니까?" "명찰에 대문짝만나게 써 있잖아요. 그리고 이번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 TF 본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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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굿나잇

엇갈린 굿나잇

정인우에게는 8년째 고수해온 습관이 하나 있다. 매일 밤 11시가 되면 그는 어김없이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통화 시간은 늘 딱 3분이었다. “채연이가 불면증이 심해서 그래. 의사 선생님이 잠들기 전까지 누군가 곁에서 말을 걸어주는 게 좋다고 했어.” “근데 왜 하필 너야?” “그때 그 사고... 채연이가 나 대신 다쳤잖아. 그 아이는 내 생명의 은인이야.” 8년이라는 세월, 2900번이 넘는 3분. 이미 나 자신을 다독이며 여기까지 왔다. 마음을 넓게 먹자, 제발 그러자며 스스로를 몇 번이나 설득했는지 모른다. 결혼 3주년이 되어서야 정인우는 겨우 시간을 냈다. 우리들의 뒤늦은 신혼여행이었다. 여행의 마지막 날 밤, 정인우가 욕실에서 샤워하는 동안 나는 침대에 누워 우리가 찍은 사진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때, 그의 휴대폰 화면에 메시지 알림이 떴다. 이채연이 보낸 영상이었다. 화면 너머, 그녀는 우리 부부의 안방 침대에 누워 있었다. 내 잠옷을 입고, 내 베개를 벤 채로 카메라를 향해 배시시 웃으며 속삭였다. “오빠, 오늘은 딱 1분만 더 통화하면 안 돼? 너무 보고 싶어. 이제 전화할 시간까지 딱 3분 남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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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나 부자 맞아

그래, 나 부자 맞아

김솔은 신하균과 밤새도록 함께 있었고 계속 대화를 나눴다. 릴리는 골똘히 생각했다. 이게 언니가 말한 죽이 맞는 건가? 그럼, 그 두 사람은 소울메이트인 거야? 릴리는 가뜩이나 어지러운 머리를 더 흔들었다. ‘됐어. 그만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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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도플갱어

안녕, 나의 도플갱어

“비가 오지 않는 터미널에서, 너는 왜 젖은 얼굴로 서 있는지.” 첫 소절이 터져 나오는 순간, 은재는 결국 참지 못하고 입술을 감싸 쥐었다. 해솔의 목소리는 파도처럼 밀려와 은재의 발밑을 무너뜨렸다. 그 노래는 사고가 나던 날, 현우가 은재에게 줄 마지막 선물이라며 아껴두었던 바로 그 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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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빛미르

붉빛미르

“나의 남매. 물빛미르.” 핏빛 같은 입술이 달싹였다. “내 아픈 손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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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너를 붙잡다

다시, 너를 붙잡다

가슴속 불안과 초조함이 얽혀드는 가운데 시간은 더더욱 느리게 흘러가는 것만 같았다. 그리고 마침내 카톡 알림음이 적막을 깨듯 울려 퍼졌다. 문도현이 보낸 메시지는 단 하나. [실시간 위치 공유.] 정확한 좌표가 찍힌 지도 링크가 화면에 떴다. 심미연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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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과 악연

우연과 악연

나는 얼른 문 쪽으로 가고 있는 오민혁을 부르며 벽에 걸린 시계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초침이 움직이는 소리가 째깍째깍 크게 들려왔다. 분침이 10을 가리킬 때 나는 핸드폰을 열어 진성균의 SNS로 들어갔다. 지난 생처럼 진성균은 음원 링크와 글귀를 SNS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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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오는 남자들

내게 오는 남자들

힘겹게 고개를 끄덕이자, 서우는 만족스러운 듯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그때였다. 서우의 주머니 속에서 소리 없는 진동이 울렸다. 서우는 해인의 눈을 피하지 않은 채, 자연스럽게 휴대폰을 꺼내 화면을 빠르게 훑었다. [D-day 주말 선상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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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나

아빠와 나

끝. 음악이 바뀐다. 새로운 곡, 더 느리고, 더 무겁다. 베이스가 한 옥타브 내려가고, 내 흉곽에 진동하며, 내 동의 없이 호흡을 바꿔 놓는다. 나는 박자를 내 뼈 속에서, 내 배 속에서, 내가 감히 이름 붙이지 못하는 그 은밀한 지점에서 느낀다. 내 등 뒤의 시선들은 화상이다. 아직 목에 걸지 않았지만 이미 목을 조이고 있는 그 목걸이는 내가 숨 쉬는 공기보다 더 실재한다. 나는 에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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