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나
데미안
나는 감시 화면으로 그녀가 떠나는 것을 지켜본다.
사무실은 오직 벽난로의 불꽃과 모니터들의 푸르스름한 빛에 의해서만 흐트러지는 어둑함에 잠겨 있다. 계약서는 내 주머니 안에 있다, 그 무게는 거의 감지할 수 없지만, 존재한다. 나는 그것을 꺼내고, 펼치고, 그녀의 서명을 다시 한번 응시한다. 글씨는 불안정하고, 단속적이며, 블랑쉬의 B가 서두름과 두려움에 뭉개져 있다. 잉크는 아직 신선하다. 그녀는 협상하지 않고, 반대 제안
도 없이, 보호 조항도 없이 서명했다. 그녀는 궁지에 몰려서 서명했다, 그렇다, 하지만 그뿐만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