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후, 남편의 빚을 정산합니다
혼인신고 후 5년, 늘 바빠서 결혼식을 미루기만 했던 소방관 남편이 갑자기 시간을 냈다.
하지만 정작 드레스를 입고 기다리던 결혼식 당일, 남편은 온종일 연락 두절이었다.
의문은 소방서 가족 단톡방에 올라온 동영상 하나로 풀렸다.
화면 속에서 여자 후배가 남편의 팔짱을 낀 채 시장에게 ‘소방 영웅’ 표창을 받고 있었다.
단톡방은 칭찬과 부러움으로 도배됐다.
“신 팀장님 아내분 진짜 미인이시네요. 우리 남편이 말하던 ‘집안일만 해서 폭 삭은 마누라’랑은 차원이 다른데요?”
“맞아요. 당당하고 품위 있는 게, 전형적인 내조의 여왕이네요.”
거칠어질 대로 거칠어진 손을 떨며, 내가 진짜 신재형의 아내라고 막 메시지를 보내려던 순간이었다.
펑!
주방에서 가스 폭발이 일어났다.
살점이 타들어 가는 지옥 같은 통증 속에서, 나는 남편에게 구원 요청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연결되자마자 돌아온 건 짜증 섞인 목소리였다.
“또 무슨 행패야? 너한테 결혼식 하자고 괜히 거짓말한 줄 알아? 바로 이런 식으로 매달릴까 봐 그런 거야.”
“유림이 아버님은 나 살리려다 돌아가셨어. 그 딸한테 하루쯤 아내 자격으로 상 받게 해주는 게 그리 배가 아파?”
내가 어안이 벙벙한 사이, 전화는 미련 없이 끊겨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