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린 여자에게 다시 반했습니다
부석빈과 함께한 마지막 밤. 그는 평소와 달리 유난히 거칠었다.
심영지는 무심코 그의 손가락에 낀 반지를 만졌다.
며칠 전 들었던 소문이 떠올랐다. 부석빈이 XP그룹 아가씨와 정략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심영지가 멍해진 걸 눈치챈 부석빈은 고개를 숙여 숨 막힐 듯 긴 키스를 이어 갔다.
심영지가 홀린 듯 정신을 놓은 사이에, 카드 하나를 그녀의 속옷 안으로 밀어 넣었다.
“나 다음 달에 결혼할 거니까, 우리 그만하자.”
심영지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심영지가 울지도 떼를 쓰지도 않자, 부석빈은 오히려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괜찮아?”
심영지는 싱긋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심영지가 상처받고 아파하던 시절은 이미 오래전에 지나갔다.
두 사람을 아는 이들은 모두 알았다. 심영지가 부석빈을 미치도록 사랑했다는 것을.
심영지는 18살부터 그림자처럼 부석빈의 뒤를 쫓아다녔다.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BH그룹에 입사해서 그의 비서가 되었다.
낮에는 비서로 일했고, 밤에는 그의 욕망을 받아냈다.
이름도 정식 신분도 없이 그의 곁에서 7년을 버텼다.
처음엔 다들 심영지를 두고 분수도 모른다고 비웃었지만, 이제는 결혼 소식은 언제 들려주냐며 농담을 건넬 정도였다.
그 누구도 심영지가 부석빈이 다른 여자와 결혼하는 걸 지켜볼 거라고 믿지 않았다.
부석빈마저 믿지 않았다.
다만 그들은 알지 못했다.
일주일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