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속까지 스며든 아픔
셋째 황자 강도현이 유배되던 해, 아버지는 나와 함께 시체 더미에서 그를 업어 데려왔다.
그제야 아버지가 한때 그의 태부(太傅)였다는 사실을 알았다.
추격을 피하고자 강도현과 나는 시골에 숨어서 금슬 좋은 부부로 살아갔다.
닭과 물고기를 키우며, 해가 뜨면 함께 밭일했다.
그는 허름한 사철의 보살님 앞에서 이마가 깨지도록 머리를 조아리며 맹세했다.
"내가 살아 있는 한, 서라는 내 유일한 부인이다."
"권세도 부귀도 바라지 않는다. 그저 우리 셋이 평안하게 살아가길 바랄 뿐이다."
선황이 승하하시고 나라에 주인이 사라지자, 그는 역심을 품어서 검을 들고 경성으로 쳐들어갔다.
떠나기 전 그는 나를 꼭 끌어안고, 일이 성사되면 반드시 나를 경성으로 데려가 함께 천하를 누리겠다고 약속했다.
두 해가 지나자, 우리 아들 지민도 옹알이를 시작했다.
마침내 나를 경성으로 데려갈 마차가 왔다.
하지만 경성에 도착하고서야 알았다. 재상의 딸 백유리가 이미 중궁의 주인이 되어 황후가 되어 있었다.
나는 가장 낮은 품계인 답응(答應)에 봉해졌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