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달리한 우리
대하국 황성에는 여장군 강해원이 혼인한 지 오 년이 지나도록 순결한 몸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떠돌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의 부군은 대하의 국사 서지헌이었다.
서씨 가문의 가법에 따르면 중대한 일은 반드시 국사가 직접 점을 쳐야 했다. 길괘가 나와야 진행할 수 있고, 그렇지 않으면 큰 재앙이 닥친다고 했다.
서지헌은 강해원과 합방하기 위해 아흔여덟 번 점을 쳤으나 길괘는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황성에는 차츰 온갖 소문이 퍼졌다.
"강해원이 너무 많은 사람을 죽여 서씨 가문의 선조에게 인정받지 못한 것 아닐까!"
"그러게. 여인이 전쟁터에 나가 날마다 군영에서 사내들과 뒤섞여 지냈으니, 진작 몸을 더럽힌 것 아니야?"
아흔아홉 번째 점을 치고 나서야 강해원은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부군이 줄곧 길괘를 흉괘로 몰래 바꿔 왔다는 거짓을 알게 되었다.
윤채령을 위해 정절을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강해원은 곧바로 궁으로 들어가 황제에게 부부의 연을 끊어 달라고 청했다.
그녀가 떠나던 날, 서지헌은 뒤쫓아와 애원했다.
"해원, 길괘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