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너를 위해 스스로를 가뒀다
나는 꼬박 3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도도하기로 유명한 이희연의 마음을 얻었다.
이희연과 결혼하기 위해 내 커리어까지 전부 포기하고 기꺼이 전업주부가 되었다.
심지어 이희연이 아이 낳는 건 아플 것 같아서 무섭다는 한마디에 나는 바로 다음 날 병원에 가서 정관수술까지 받았다.
주변 친구들은 하나같이 우리가 평생 서로 사랑하며 백년해로할 거라고 굳게 믿었다.
하지만 결혼 5주년 기념일인 오늘, 나는 이혼을 결심했다.
변호사이자 내 절친인 최민환이 몇 번이고 내게 되물었다.
[진심이야? 아내랑 결혼하겠다고 부그잡지에서 온 제안도 단칼에 거절했던 네가! 이제 와서 이혼을 하겠다고?]
나는 가슴을 짓누르는 답답함을 억지로 참았다.
“이혼 합의서 좀 작성해 줘. 최대한 빨리.”
그러자 최민환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대체 왜?]
식탁 위에 놓인 화려하게 포장된 검은 만다라 꽃다발을 바라보던 나는, 이윽고 한참을 망설인 끝에 대답했다.
“꽃다발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