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구슬
백서아는 흐트러짐을 견디지 못한다.
유명 갤러리 관장이라는 지위, 세련된 취향, 천재 소설가 강도진과의 안정된 결혼. 그녀의 삶은 하나의 완벽한 전시처럼 정돈되어 있다.
거칠고 무례한 신진 화가 권이안의 그림을 만난 순간, 그 완벽한 균형에 처음으로 금이 간다. 서아는 자신이 경멸하던 충동과 욕망에 끌려 이안의 작업실을 찾고, 비밀스러운 관계는 점차 쾌락에서 집착과 통제로 변한다.
그 모든 변화를 남편 강도진은 예상보다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고 있다.
오랜 슬럼프에 빠져 있던 도진은 아내의 거짓말, 죄책감, 공포, 추락을 관찰하며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한다. 그는 현실을 그대로 옮기지 않는다. 확인한 사실을 기록하고, 모르는 부분은 기다리고, 드러난 표정과 행동 사이의 욕망을 해석해 소설로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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