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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a Maiikling Kuwento at Nobelang 후회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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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모르는 일 - 로맨스 nobela & mga-kwento
문계
남자친구가 교통사고로 실명한 그해, 나는 소리 없이 사라져버렸다. 나중에 시력을 회복한 그는 갖은 수단으로 나를 찾아내더니 제 옆에 강제로 남겨두었다. 다들 그가 나를 너무 사랑한다고 한다. 내게 버림받았음에도 끝까지 손을 놓지 않았으니까. 그러던 어느 날 이 남자가 약혼녀를 데리고 내 앞에 나타났다. “박지유, 배신당한 느낌이 어때? 아주 좋아?” 나는 머리를 흔들며 가볍게 웃었다. 아무리 힘들어도 며칠밖에 안 남았으니까. 이제 곧 그를 잊을 테니까...
긴 항해의 끝, 인생은 시작된다 - 로맨스 nobela & mga-kwento
온빛
절친이 아이를 낳은 뒤, 나는 아기를 안고 어르며 놀아 주었다. "아가야, 착하지? 나는 이모고, 이쪽은 삼촌이야." 곁에 서 있던 서지훈이 불쑥 입을 열었다. "삼촌 아니야. 아빠야."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그런데 그는 느긋하게 입꼬리를 당기더니 다시 말했다. "내 아이야." "네 아버지 돌아가신 날, 나연이랑 밤새 잤어. 콘돔도 한 갑이나 썼고." 나는 그 자리에 굳어 버렸다. 목이 턱 막혀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한참이 지나서야 겨우 입을 뗐다. "하지만 우리, 어제 혼인 신고했잖아." 서지훈은 웃으며 나를 끌어안고 달래듯 말했다. "걱정 마. 나랑 걔는 기껏해야 잠자리 상대야. 결혼할 거였으면 진작 했지." 말을 잇던 그가 잠시 뜸을 들였다. 그러더니 짓궂은 악의를 담아 말했다. "나연이가 아직도 너한테 숨겼어? 우리 예전에 사귀었어. 걔 첫 남자도 나고."
끝내 돌아오지 않은 내 사랑 - 로맨스 nobela & mga-kwento
무명
사랑스러운 아들 명준이의 다섯 번째 생일날, 우리 세 식구는 별똥별을 보러 들판으로 향했다. 하지만 남편 윤차현은 전화 한 통을 받더니 급한 일이 생겼다며 혼자서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그날 밤, 명준이가 갑작스러운 천식 발작을 일으켰다. 그러나 아이가 먹어야 할 유일한 약은 윤차현의 차 안에 있었다. 나는 인적 하나 없는 들판에서 명준이를 품에 안고 미친 듯이 뛰었다. 윤차현에게 몇 번이고 전화를 걸었지만, 돌아온 것은 차가운 문자 한 통뿐이었다. [급한 일. 방해하지 마.] 다음 날, 마침내 윤차현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하지만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것은 그의 첫사랑, 유하린의 목소리였다. [어젯밤 제 강아지가 갑자기 아파서 무지개다리를 건넜어요. 차현 씨가 제가 무너질까 봐 밤새 곁에 있어 줬고, 이제 막 잠들었어요. 하실 말씀 있으면 저한테 해주세요, 제가 전해드릴게요.] 나는 파랗게 질린 명준이의 뺨을 천천히 쓸어내렸다. 그리고 낮게 말했다. “윤차현에게 전해주세요. 우리, 이혼하자고.”
그해, 우리는 끝이 되었다 - 로맨스 nobela & mga-kwento
쓴귤
혼인신고를 마친 날, 나는 혼인신고서를 식탁 위에 올려두고 SNS에 올릴 인증사진을 찍으려던 참이었다. 그때 윤우성이 불쑥 입을 열었다. “그 신고서, 가짜야.”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윤우성의 휴대폰 너머로 여자의 놀란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야! 왜 벌써 말해버렸어! 좀 더 놀려야 재밌는데!] 윤우성은 귀찮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얘가 너무 멍청해서 아직도 눈치를 못 챘잖아. 더 연기할 필요가 있어?” “내기 네가 이긴 걸로 하자.” 하지만 SNS 업로드는 이미 끝난 뒤였다. 7년 동안의 연애 끝에 드디어 결실을 보았다며, 모든 사람들이 우리를 축하해 주고 있었다. 그리고 휴대폰 너머의 그 여자, 학창 시절 나를 괴롭히던 그때처럼 비웃음이 섞인 댓글을 남겼다. [어머, 혼인신고까지 했네? 결혼식은 언제쯤 할 거야? 꼭 불러줘.] 나는 잠시 생각한 뒤 답글을 남겼다. [다음 주.]
66번의 결혼식을 취소당하고 - 로맨스 nobela & mga-kwento
아일랜드
외과 의사인 안승유와 7년을 연애하며 나는 무려 66번의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그는 매번 이지나의 부름에 못 이겨 식장 문을 박차고 나갔다. 첫 번째는 이지나가 환자에게 약물을 잘못 투여했을 때였다. 안승유는 나더러 잠시만 기다리라고 했고 나는 꼬박 하루를 텅 빈 식장에서 기다렸다. 두 번째는 이지나가 샤워하다 넘어졌을 때였다. 결혼반지를 교환하려던 찰나, 안승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를 외면한 채 떠났다. 하객들의 비웃음을 당하는 내 모습마저 아랑곳하지 않고서 말이다. 그렇게 65번의 결혼식이 이어졌다. 이지나는 그때마다 기상천외한 핑계를 대며 안승유를 불러냈다. 65번째 결혼식 날, 그녀는 키우던 강아지가 죽어가니 자기도 죽겠다며 옥상에서 투신 소동을 벌였다. 그 충격으로 우리 엄마는 심장 발작까지 일으켰지만 결국 우리는 안승유를 붙잡지 못했다. 사건이 일단락된 후, 안승유는 우리 가족 앞에 무릎을 꿇고 빌었다. 이지나가 고아라 가여워서 그랬을 뿐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은 언제나 나라는 감언이설과 함께. 나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그를 한 번 더 믿어보기로 했다. 하지만 결국 이번에도 나를 절망으로 몰아넣었다. 비로소 모든 미련을 내려놓고 안승유와 완전히 끝내기로 마음먹은 나는 곧바로 국제 의료 구호 단체에 지원했다. 이제 두 번 다시 안승유를 마주할 일은 없을 것이다.
그의 결혼식 날, 나도 결혼했다 - 로맨스 nobela & mga-kwento
여의
남자친구가 비서에게 프러포즈하는 영상이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 올랐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로맨틱하다며 감동적이라고 떠들었다. 비서는 직접 글까지 올렸다. [드디어 당신을 만났네요. 포기하지 않길 잘했어요. 지헌 오빠, 앞으로 평생 잘 부탁해요.] 댓글창은 열광하는 반응으로 가득했다. [여비서와 재벌 대표라니, 이 조합 너무 좋다. 역시 내 최애 커플이 제일 달달해!] 나는 울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저 조용히 화면을 닫고 설명을 들으러 남자친구를 찾아갔다. 하지만 우연히 그가 친구와 나누는 대화를 먼저 듣게 됐다. “어쩔 수 없잖아. 내가 채원이랑 결혼 안 하면 집에서 강제로 아무 남자한테나 시집보낸대.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이랑.” “그럼 하린이는? 진짜 여자친구는 하린이잖아. 걔가 화낼까 봐 안 무서워?” “화내면 뭐 어쩔 건데? 하린이는 나랑 7년이나 만났어. 나 없이는 못 살아.” 그 뒤 나는 그와 같은 날 결혼했다. 두 웨딩카가 스쳐 지나가며 신부끼리 부케를 교환하던 순간, 맞은편 차 안에 앉아 있는 나를 본 그는 완전히 무너졌다.
한때는 너를 사랑했을 뿐 - 로맨스 nobela & mga-kwento
하얀재스민
약혼식 3일 전, 조민석이 내게 전화를 걸었다. “우리 약혼식 한 달만 미루자. 우리가 약혼식을 하기로 한 날이 하필이면 시영이가 귀국한 뒤 처음으로 하는 연주회가 있는 날이거든. 내가 꼭 가봐야 해.” “그렇게 큰일도 아니고 그냥 약혼식을 조금 미루는 것뿐이야.” 조민석은 1년 동안 벌써 세 번째로 약혼식을 미루고 있었다. 처음에는 해외에 있던 임시영이 갑자기 맹장염으로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임시영을 돌봐줘야 한다며 부랴부랴 출국해 약혼식을 미뤘다. 두 번째는 임시영이 기분이 안 좋다고 하자, 이러다 우울증에 걸릴까 봐 걱정된다며 곧바로 항공권을 예매하고 약혼식을 미뤘다. 그리고 이번이 세 번째였다. 나는 알겠다고 대답한 뒤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옆에 있던 잘생기고 귀티 나는 남자에게 물었다. “혹시 나랑 결혼할 생각이 있어?” 그런데 이후 임시영의 연주회에서 조민석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임시영을 버리고, 눈이 벌게진 채 내 약혼식장으로 달려왔다. “강유연, 너 정말 이 남자랑 약혼할 거야?”
101번째 프러포즈는 없었다 - 로맨스 nobela & mga-kwento
금선
국민 톱배우 박채연과 나는 오래전, 단 하나의 약속을 했다. 내가 전 국민이 지켜보는 라이브 방송에서 박채연에게 99번 공개 프러포즈를 하면, 박채연은 100번째 프러포즈에서 내 손을 잡고 우리의 관계를 공식 발표하겠다고. 하지만 내가 마지막 프러포즈를 준비하던 날, 박채연은 신예 배우와 함께 개인 요트에서 키스신을 연습하고 있었다. 행복하게 웃는 박채연의 모습은 너무도 다정했고, 나는 순식간에 전 국민의 웃음거리가 되어버렸다. 박채연은 미안한 마음에 내게 메시지를 보냈다. [101번째 프러포즈는 꼭 받아줄게.] 며칠 뒤, 박채연은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처럼 아름답게 꾸미고 내 라이브 방송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나는 박채연이 보는 앞에서, 지금껏 박채연에게 썼던 100통의 프러포즈 편지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그 편지들 사이에 숨겨두었던 내 위암 진단서도 함께 불길 속으로 던졌다. “101번째는 없습니다.”
그가 결혼한 날, 나는 떠났다 - 로맨스 nobela & mga-kwento
무명
7년을 사귄 남자친구는 나와 혼인신고를 하기로 한 약속을 99번이나 취소했다. 처음에는 새로 뽑은 여비서가 사무실에 갇혔다며 급히 회사로 돌아갔다. 나는 혼인신고를 하러 간 구청 앞에서 새벽까지 기다려야 했다. 다섯 번째에는 함께 신고서를 작성하던 중, 여비서가 거래처 고객에게 괴롭힘을 당한다는 연락을 받고 달려갔다. 남겨진 나는 사람들의 비웃음거리가 됐다. 그 후로 우리가 어느 날 혼인신고를 하기로 하든, 여비서에게는 어김없이 그의 도움이 필요한 일이 생겼다. 결국 마음을 완전히 접은 나는 떠나기로 했다. 내가 남안시를 떠난 뒤, 송재원은 무려 5년 동안 미친 사람처럼 나를 찾아다녔다.
여섯 번의 기다림 끝에 - 로맨스 nobela & mga-kwento
사이다 독설
“임초이 씨, 여섯 번의 시험관 시술 끝에 겨우 찾아온 아이예요. 정말 포기하시겠어요? 남편분도 임신중절수술에 동의하셨고요?” “확실해요. 그 사람도 동의할 거예요.” 밤을 꼬박 새운 임초이의 목소리는 잠겨서 몹시 거칠었다. 하지만 의식만큼은 그 어느 때보다 선명했다. “그럼 수술은 일주일 뒤로 잡아 드릴게요.” 일주일 뒤, 하필이면 임초이와 심예훈의 결혼기념일이었다. ‘그래. 시작했던 날에 끝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떠날 비행기표까지 예매한 뒤, 임초이는 천천히 제 아랫배를 쓸어내렸다. 아직 제대로 된 형체조차 갖추지 못한 작은 생명이... 그 안에서 조용히 자라고 있었다. 지난 5년 동안, 임초이는 이 아이 하나만을 바라며 버텨 왔다. 여섯 번의 시험관 시술도, 끝없이 반복되는 기다림과 절망도 모두 이 순간을 위해 견뎠다.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소원이 마침내 이루어진 날. 자기 손이 그 아이를 놓게 될 줄은... 꿈에도 알지 못했다.
몰래 간직한 사랑 - 로맨스 nobela & mga-kwento
꿀떡
올해 K대를 뒤흔든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조유진의 첫날밤 영상이 학교 단톡방에 유포된 일이었다. 영상은 최고급 호텔의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에서 촬영됐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조유진은 자신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남자에게 통유리창 앞으로 밀린 채, 꼼짝없이 남자의 품에 갇혀 있었다. 방 안에는 두 사람의 거칠게 얽힌 숨소리만이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결혼을 앞두고 나는 돌아서 버렸다 - 로맨스 nobela & mga-kwento
서늘한 바람결
결혼 이야기를 하기 위해 부모님이 먼 길을 달려오신 날, 김주현 가족은 약속 시간에 늦었다. 세 번째 걸었던 전화마저 끊기자, 어머니가 애써 웃으며 나를 달랬다. “아마 차가 막히나 보다. 괜찮으니까 조금만 더 기다리자.” 그렇게 우리는 세 시간을 더 기다렸다. 부모님의 표정은 처음의 기대와 환희에서, 서글픔과 슬픔으로 바뀌어 갔다. 아버지는 몇 번째인지 모를 정도로 어색한 양복 자락을 매만지시다가, 결국 참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히셨다. 그리고는 떨리는 목소리로 내게 물으셨다. “딸, 정말... 그 사람이 아니면 안 되겠니?” “너희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게 아니야. 그저 걱정이 돼서 그래. 여기는 집에서 몇천 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이잖니.” “혹시라도 나중에 네가 마음고생을 해도, 우리가 당장 달려와 네 눈물을 닦아줄 수가 없잖아.” 손톱이 살을 파고들도록 주먹을 쥔 채, 나는 애써 웃으며 부모님을 부축해 일으켰다. “우리 집에 가요. 이 결혼, 저 안 할래요!”
자유를 겁탈하지 마 - 로맨스 nobela & mga-kwento
블루 마운틴
웨딩 촬영을 하기로 약속한 날, 임가영은 새벽부터 서둘러 단장을 마쳤지만 정오가 넘도록 차선호는 데리러 오지 않았다. 이제 막 그에게 메시지를 보내려던 참인데 차선호가 금방 SNS에 올린 아홉 장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새하얀 새틴 웨딩드레스를 입은 사진 속 여자는 눈매며 콧날까지 임가영과 판박이인 그녀의 쌍둥이 언니 임유진이었다. 게시물에는 이런 짧은 문구가 적혀 있었다. [드디어 너의 공공연한 연인이 되었네.]
사랑도 미련도 끝났다 - 로맨스 nobela & mga-kwento
디비 8호
임신 9개월, 출산 예정일을 목전에 둔 어느 날. 남편은 쪽지 한 장만 남긴 채 감쪽같이 사라졌다. [여보, 77년에 한 번 열린다는 별의 문 때문에 나 타임슬립 하게 됐어. 걱정하지 마. 언젠가 우리도 다시 보게 될 거야.] 결혼 3년 차. 고심우는 매번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둘러대며 첫사랑 임원희와 여행을 떠났다. 그날 밤, 분을 이기지 못한 나는 갑작스러운 진통 끝에 양수가 터졌고, 그대로 응급실로 실려 갔다. 내가 진통 속에서 차라리 죽음을 바라고 있을 때. 고심우는 먼 이국의 밤하늘 아래서 첫사랑과 오로라를 보고 있었다. 내가 출산 중 대량 출혈로 목숨이 위태로웠을 때. 고심우는 임원희와 함께 하늘 위 열기구 투어를 즐기고 있었다. 내가 죽을 고비를 넘기며 아들을 낳았을 때. 고심우는 루미에르 타워의 불꽃 아래서 임원희와 입을 맞추고 있었다. 그러다 아이가 태어난 지 한 달 되는 날을 며칠 앞두고, 고심우가 돌아왔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9,900원짜리 무료배송으로 산 싸구려 변신 로봇 장난감을 들고. “여보, 나 타임슬립에서 돌아왔어. 봐, 우리 아들 선물이야. 이제 우리 세 식구 행복하게 살자.”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똑똑히 깨달았다. 이 남자에게 더는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다는 걸. 아이의 첫 달 축하 자리가 열리던 날. 이번에는 내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남긴 것은 쪽지 한 장뿐이었다. [감마 행성에서 모성으로의 귀환 명령이 내려왔어. 아빠는 두고 아들만 데려갈게. 신경 쓰지 마. 우리도 다시 보지 말자.]
나와 아들의 장례식 - 로맨스 nobela & mga-kwento
틈새우주
남편의 첫사랑을 위한 인간 혈액고 취급을 받으며 피를 뽑히던 나는 최고 재벌인 남편이 적선하듯 내어준 셋방에서 쓸쓸히 병들어 죽었다. 내가 숨을 거둔 지 사흘째 되던 날, 여섯 살배기 아들은 비로소 뭔가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았다. 장난감을 만지다 손을 베여도 나는 보듬어주지 않았고 과자를 뜯어내 입에 억지로 넣어주어도 말리지 않았으니까. 내 품에 파고들어 옷자락을 쥐어 잡고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엄마를 불러대도 나는 묵묵부답이었다. 어쩔 줄 몰라 안절부절못하던 아이는 마침내 내 휴대폰을 찾아내어 최고 재벌인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아빠, 엄마가 왜 안 일어나고 계속 자요.” 남자는 첫사랑과 함께 성대한 연말 파티를 즐기는 사진 한 장을 툭 던지듯 보내며 매몰차게 대꾸했다. “그냥 잠든 거 가지고 왜 이래? 설마 죽기라도 했대? 오늘 섣달그믐이라 바쁘니까 끊어. 네 그 구제 불능인 엄마한테 전해. 언제든 제 잘못을 인정하고 무릎 꿇을 마음이 생기면 그때 날 찾아오라고.” 뚝 끊겨버린 전화 앞에서 아들은 한참을 멍하니 서 있었다. 그러다 쓰레기통을 뒤져 집안에 마지막으로 남은 과자 한 조각을 찾아내더니, 반으로 쪼개어 내 싸늘한 입술에 조심스레 갖다 대었다. “엄마, 우리도 밥 먹어요.”
떠난 후, 나는 네 사랑이 필요 없어 - 로맨스 nobela & mga-kwento
왕자의 작은 주먹
H시 상류층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었다. 차갑기로는 둘째가라면 서운할 정도로 유명한 백씨 가문 도련님이 한 여자를 위해 자신의 집안은 물론 목숨까지도 기꺼이 내놓았다는 사실을. 훗날 그 도련님은 바라던 대로 마음속 깊이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했고,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는 그들 사이에서 전설처럼 전해졌다. 그 여자는 바로 나였다. 나는 우리가 앞으로도 영원히 행복할 줄 알았다. 그러던 어느 날, 휴대폰으로 갑자기 동영상 하나가 전송되어 왔다. 화면 속에는 한 남녀가 서로 뒤엉킨 채 몸을 섞고 있었다. 백연우의 억눌린 숨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유난히 거칠게 흘러나왔다. [자기야, 너 정말 좋은 냄새 난다.] 여자는 마지못해 백연우를 밀어내는 듯하면서도 연신 교태 섞인 신음을 흘렸다. 나는 황급히 화면을 꺼버렸다. 새까맣게 꺼진 화면에는 눈물로 젖은 내 얼굴이 비쳤다. 나와 백연우는 학창 시절부터 결혼까지, 15년 동안 한결같이 서로 사랑하며 모두가 부러워하는 모범적인 잉꼬 부부로 살아왔다. 하지만 실제 삶이 어떤지 그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은 나였다. 백연우의 마음은 이미 오래전에 변했다는 것을. 백연우는 내가 직접 골라 준 자신의 비서와 사랑에 빠졌다. 내 눈에는 티끌 하나도 용납되지 않았다. 그래서 백연우의 생일날, 내가 그에게 준 선물은 ‘영원히 서로의 삶에서 사라지는 것’이었다.
애한별곡 - 로맨스 nobela & mga-kwento
소이
경성 사람들은 모두 대장군 심무열이 첩을 목숨처럼 아낀다고 말했다. 연회가 열릴 때마다 나는 정홍색 치마를 입고 경성의 정실부인들과 나란히 앉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가을 사냥에서도 심무열은 여전히 나를 곁에 데리고 갔다. 불길처럼 붉은 기마복을 입은 내 모습을 본 부인들은 질투에 이를 갈며 비꼬는 말들을 끊임없이 내뱉었다. "첩을 데리고 온 것도 모자라, 붉은 옷까지 입히다니. 이게 대체 무슨 예법이란 말입니까!" "그렇게 좋으면 차라리 정실로 올리면 될 것을. 결국 보여주기 위한 것뿐이지요!" 심무열은 내 손을 잡은 채 조금도 개의치 않다는 듯 말했다. "부인이면 어떻고 첩이면 어떠냐. 나는 그저 내 소현이가 붉은 옷을 입은 모습이 좋을 뿐이다." 그가 이토록 나를 감싸 주니, 나는 마땅히 기뻐해야 했다. 하지만 내 마음은 씁쓸하기만 했다.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심무열이 내가 붉은 옷을 입은 모습을 좋아하는 것은 진심이지만, 나를 연모하지 않는 것 또한 진심이라는 것을. 어제 그에게 탕을 가져다주러 갔다가, 나는 실수로 그의 밀실에 들어가고 말았다. 그 안에는 한 여인의 초상화 한 폭이 걸려 있었는데, 그 여인은 나와 똑같은 얼굴에 나처럼 붉은 옷을 입고 있었다. 그림 아래 적힌 화제에는 "나의 부인 청월"이라고 쓰여 있었다. 그 순간, 나는 마침내 왜 내가 다른 색의 치마로 갈아입을 때마다 그가 화를 냈는지 알게 되었다.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나를 다른 여인의 대역으로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저 흰 치마를 좋아하는 강소현이고 싶을 뿐이다.
환생 후, 온전히 깨어난 그녀 - 로맨스 nobela & mga-kwento
딱그만큼
서유리는 스무 살에 우지호를 만나 사랑에 빠졌고 스물두 살에 그의 아내가 되었다. 결혼 후 다섯 해가 지나도록 아이는 없었지만 우지호는 집안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늘 그녀만을 감쌌다. 그때만 해도 다들 서유리가 그의 전부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지호에게 혼외자가 있다는 사실이 터져 나왔다. 그는 폭우 속에서 온종일 무릎 꿇고 변명했다. 모든 것이 실수였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고 오직 그녀만을 사랑하겠노라 맹세했다. 이에 서유리는 아이는 받아들이되 아기 엄마는 물러나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이내 아기 엄마 백은채가 우씨 저택에 들어와 태교에 전념하기 시작했고 우지호는 그녀를 위해 회의를 빼먹고 서유리를 제쳐두면서까지 그녀와 바람 쐬러 다니기 바빴다. 심지어 서유리와의 약속을 번번이 백은채 때문에 뒤로 미루기 일쑤였다. 서유리가 처음으로 이혼을 꺼냈을 때 그는 욕실에서 손목을 그었다. 유서에는 그녀와 백년해로하지 못한다면 죽음도 달게 받겠다는 내용이었다. 두 번째 이혼 요구에는 다급하게 그녀를 붙잡았다. 그러나 반복되는 갈등 끝에 우지호는 점차 무뎌져 갔다. 아흔아홉 번째 싸움, 서유리는 집을 나갔고 우지호는 더는 그녀를 쫓지 않았다. 어차피 돌아올 거라 믿었으니까. 하지만 서유리는 비 내리는 그 밤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었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혼외자의 존재를 알게 된 바로 그날이었다. 서유리는 망설임 없이 전화를 걸었다. “편집장님, 그 종군기자 자리, 제가 가겠습니다.” 상대는 외지 발령이라 외부와의 연락이 어렵고 남편의 동의도 필요하다고 일렀다. 이에 서유리는 차분하게 답했다. “남편과는 이혼할 거예요. 정확히 일주일 뒤에 출발하겠습니다.” 이제 우지호는 그 어디에서도 서유리를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죽기 전에 하는 이혼 - 로맨스 nobela & mga-kwento
삼나무
구도현과 결혼한 지 8년. 매년 결혼기념일만 되면 구도현은 항공사에서 갑자기 비행 스케줄이 잡혔다며 집을 비웠고 돌아올 때면 값비싼 귀걸이를 선물하며 내 마음을 달래고는 했다. 그런데 올해 결혼기념일, 나는 우연히 구도현과 친구들이 나누는 대화를 듣게 됐다. “도현아, 너 매년 결혼기념일마다 윤채희랑 같이 있잖아. 네 아내는 아직도 아무것도 몰라?” “그러니까 애가 생길 리가 있나. 집에 가서 남겨 주는 게 얼마나 된다고.” 구도현은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아무렇지 않게 말을 이었다. “채희는 나 하나 믿고 모든 걸 버리고 왔어. 그러니까 내가 책임지고 가정을 만들어 줘야지.” “내 아내는... 유산한 뒤로 마음이 완전히 식었어. 때가 되면 이혼하자고 할 거야. 불공평하긴 하겠지만 돈으로 충분히 보상해 주면 되겠지.” 하지만 구도현에게 그럴 기회가 있을지는 몰랐다. 바로 그 결혼기념일, 나는 난소암 말기 진단을 받았으니까. 구도현이 이미 오래전부터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나도 더는 그 사람을 붙잡고 있을 이유가 없었다. ‘구도현, 이제 우리 서로 놓아주자. 앞으로는 다시 만나지 말자.’
결혼은 그대로, 당신만 빼고 - 로맨스 nobela & mga-kwento
캐슬
결혼식을 3 일 앞두고서야 알았다. 서이준이 예식 장소를 시골에 있는 외할머니 댁에서 소꿉친구가 가장 좋아하는 해외의 고성으로 바꿔 버렸다는 걸. 따지러 갔다가 친구에게 투덜대는 소리를 들었다. "태린이가 안목이 있어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평생 웃음거리가 될 뻔했어." 친구가 물었다. "할머니 댁에서 식 올리기로 약속했다며. 홧김에 결혼 안 하겠다고 하면 어쩌려고?" 서이준이 코웃음을 쳤다. "걔네 집안 망하기 직전이야. 나랑 결혼하는 것 말고 무슨 수가 있겠어? 파혼을 감당할 처지가 아니라고." "웨딩 업체에서 연락하라고 해 뒀어. 지금쯤 비행기 표 변경하느라 정신없을걸." 분하고 억울해서 가슴이 꽉 막혔다. 입술을 깨물다가 결국 돌아섰다. 3 일 뒤, 고성에서는 예정대로 결혼식이 열렸다. 나는 그곳으로 가는 항공편으로 바꾸지도, 식장에 나타나지도 않았다. 대신 외할머니의 오래된 마당에서 다른 남자와 반지를 나눠 꼈다. 서이준은 아직도 모른다. 내가 결혼하려 했던 건 살길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10 년 동안 그를 사랑했기 때문이라는 걸. 하지만 꿈에서 깨어났으니, 이제는 다른 선택을 해도 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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