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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의 종말, 그리고 나의 시작

연락의 종말, 그리고 나의 시작

3년의 장거리 연애, 한 달 동안 쉬지 않고 야근하며 간신히 시간을 내어 남자친구를 보러 갔을 때, 그는 연락 두절이었다. 낯선 타지에서 혼자 꼬박 열 시간을 기다린 후에야 그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뒤늦게 전화를 걸어왔다. 통화 버튼을 누르자 절친의 생글거리는 음성이 귓전을 때렸다. “나연아, 깜짝 놀랐지! 내가 너보다 먼저 부용시를 싹 훑어봤는데 정말 환상적이더라. 주천우 가이드 완전 백 점 만점에 백 점이야!” 그녀는 눈치 없이 여행의 즐거움을 늘어놓았다. 마치 주천우의 휴대폰 화면에 찍힌 서른 통의 부재중 전화는 아예 보지도 못한 것처럼 말이다. 나는 아무 말 없이 가만히 듣고만 있었다. 마침내 그녀가 춥다고 웅얼거리자, 그제야 주천우가 전화를 넘겨받아 차갑게 용건만 던졌다. “먼저 얘 호텔에 데려다주고 갈 테니까 조금만 더 기다려.” 그의 일방적인 통보에 내가 문득 물었다. “너 내가 여기서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아?” 주천우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차갑게 대꾸했다. “네 단짝이잖아. 겨우 이런 일로도 샘을 내야겠어?” 대놓고 나를 탓하는 목소리에 더는 아무 대꾸도 하고 싶지 않았다. 전화를 끊음과 동시에 제경시로 돌아가는 카풀 차량이 도착했다. 기사는 내 모습을 힐끔 보더니 참지 못하고 한마디를 건넸다. “아가씨, 자정이 훌쩍 넘은 시각이라 이 부근은 치안이 무척 험해요. 가족이라는 사람들이 어떻게 아가씨를 이런 곳에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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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속의 칼날

햇빛 속의 칼날

옥에서 오 년간 고초를 겪은 끝에 정시월은 마침내 풀려났다. 옥문이 열리고 그녀가 가장 먼저 마주한 사람은 바로 서정호였다. 그는 검은색 친왕 예복을 걸친 채 윤기가 흐르는 준마 위에 올라타 있었는데, 꼿꼿한 자태는 마치 곧게 뻗은 소나무 같았다. 하지만 정시월의 마음에는 더 이상 한 점의 파문도 일지 않았다. 정시월은 시선을 거두고 상대를 완전히 외면한 채, 상처투성이가 된 몸을 이끌고 말 옆을 돌아 그대로 떠나려 했다. 그러나 몇 걸음 옮기기도 전에 창을 든 호위병 무리가 양옆에서 갑자기 몰려나와 정시월의 앞을 가로막았다. "죄인 정시월은 성지를 받들라!" 정시월은 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죄인 정시월은 과거 육황자를 해친 죄가 명백하며, 증거 또한 확실하다! 본래라면 즉시 참형에 처해야 하나, 그 아비인 정택 장군이 과거 세운 전공을 참작하여 폐하께서 은혜를 베푸시어 옥에 오 년간 가두는 것으로 형을 감하셨다!" "이제 형기가 끝났으나, 한비마마께서 아들을 잃은 슬픔은 오 년이 지나도록 사라지지 않았다! 옥에서 성문까지 십 리에 걸쳐 붉게 달군 숯을 깔았으니 죄인 정시월은 맨발로 그 길을 끝까지 걷는 걸 명한다. 그래야만 육황자의 넋을 위로하고 그 죄가 비로소 사라질 것이다!" '십 리의 숯불 길을 맨발로 걸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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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의 포식자의 장난감

최상의 포식자의 장난감

시우의 의식은 점차 흐릿해졌고, 고통은 감각을 넘어선 무언가가 되었다. 퍽!! 퍽!! 얼마나 지났을까. 시우는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어 다급하게 우두머리를 불러 세웠다. “혀… 형님!! 저… 그… 그게!!! 천지 그룹에서…” 공포에 질린 시우가 결국 기밀을 발설하려던 찰나 창고의 철문이 요란한 파열음을 내며 거세게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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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죽음

나의 죽음

“오늘은 널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지게 해주지!” 방 안은 마치 어둠이 마지막 한 조각의 빛마저 삼켜버린 듯, 절망과 분노, 증오가 얽혀 가장 비극적이고 잔인한 장면이 펼쳐졌다. 이때, 경찰의 발소리가 지하실 어두운 공간에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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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닝포인트

터닝포인트

타오르는 증오가 온몸을 집어삼키는 듯했다. 바닥에서 몸부림치는 도준호는 아직 의식을 잃지 않은 채, 자신에게 성큼성큼 다가오는 정가을을 보며 공포에 질렸다. 정가을은 도준호의 앞에 주저앉아 다시 한번 재떨이를 내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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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메이트와의 전쟁

룸메이트와의 전쟁

“사과 한마디도 안 했잖아! 양심 있어?” 예지가 벌떡 일어나 윤하 어머니보다 더 크게 울면서 콧물을 흘리며 호소했다. “당신들은 저를 인터넷에 올려서 지금 인터넷 전체가 나를 욕하고 있어요! 저는 인터넷 폭력에 우울해졌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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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과 악연

우연과 악연

스님은 통역사를 보며 몇 마디 했다. “이 반지는 꾸만통, 그러니까 태국의 민간 신앙에서 모시는 신 중 어린아이의 모습을 한 신을 꾸만통이라고 합니다. 이건 그 꾸만통을 제물로 바쳐 만든 반지입니다. 지해일 씨 손에 있는 건 분신이고 본체는 따로 있을 거라고 합니다. 분신이 지해일 씨와 매일 밤낮을 함께 하고 있으면 본체를 가지고 있는 누군가는 지해일 씨가 머릿속에 생각하는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꾸만통의 주인은 모든 걸 전달받게 되는 거죠. 시간이 오래 지 나면 지해일 씨는 자아를 점차 잃게 되고 생각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꾸만통의 마리오네트가 될 겁니다. 그때가 되면 지해일 씨 목숨도 위험해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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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결혼의 불청객

내 결혼의 불청객

“한지유 씨, 사람은 본인이 저지른 행동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해요. 최지연 씨가 인터넷에서 나에 대한 헛소문을 퍼뜨리고 내 개인정보를 유출하고 악플러를 매수해서 욕할 때 이렇게 될 걸 예상했어야죠.” 한지유가 깊게 숨을 들이쉬고 말하려던 찰나 가방 속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 발신자가 한종석이라는 걸 확인한 한지유의 표정이 확 변하며 한참을 망설이다가 전화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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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실의 비밀

지하실의 비밀

경찰은 침착하게 답했다. “지하실 쓰레기통에 당신의 배설물이 있고, 설수빈 씨의 몸에서는 당신의 체액이 발견되었습니다.” 이 말에 정영호는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당신은 은닉죄와 은폐죄로 체포됩니다. 우리와 함께 가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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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의 비밀

시어머니의 비밀

짙은 남자 향기가 가까워지며 죠의의 검은 얼굴이 나한테 다가왔다. 나는 눈물이 날 듯한 감정을 누르며 조이한테 말했다. “조이, 제발 나를 놓아줘.” “놓아줄 수는 있는데 소리를 지르면 이 사진들을 가족분들한테 보낼 거예요.” 조이가 내 가슴을 만지며 핸드폰 안의 사진을 보여주며 나를 협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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