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이의 마지막 비밀
네 번째 시험관 시술의 결과를 확인하러 병원에 갔던 날.
출장을 간다던 남편 진성용이 젊고 아름다운 여자를 조심스럽게 부축하며 산부인과에서 나오는 모습을 목격했다.
여자의 배는 금방이라도 아이를 낳을 듯한 만삭이었다.
나와 눈이 마주친 진성용은 순간 당황했지만, 이내 여자를 제 등 뒤로 감추며 말했다.
“여보, 우리 집안에는 대를 이을 아이가 필요해.
아이만 무사히 태어나면... 우리도 다시 예전처럼 살 수 있어.”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진성용이 말하는 모든 상황을 이해했다.
그런데도 나는 웃음이 나왔다.
“그래. 알았어.”
너무도 순순한 대답에 오히려 진성용의 얼굴이 굳어졌다.
나는 아무 말 없이 손에 쥐고 있던 검사 결과지를 가방 가장 깊숙한 곳에 넣었다.
그가 그토록 바라던 아이가 태어난 날.
나는 진성용에게 이혼 서류 한 장만 남긴 채, 이 남자의 세상에서 완전히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