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너무 멀었다
하준서와 결혼한 지 8년.
그동안 남편은 99명의 여자를 집으로 들였다.
그리고 오늘, 나는 눈앞에 선 100번째 여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자는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
“하 대표님, 저분이 집에서 아무 쓸모도 없다고 하셨던 그 사모님이에요?”
하준서는 의자에 느긋하게 기대앉은 채 대수롭지 않다는 듯 대답했다.
“응.”
그 한마디를 들은 여자가 내 앞으로 다가왔다.
가느다란 손가락이 내 뺨을 가볍게 두드렸다.
“오늘 밤에는 진짜 매력 있는 여자가 어떤 건지 똑똑히 들어보세요.”
그날 밤, 나는 불 꺼진 거실에 홀로 앉아 방문 너머로 새어 나오는 소리를 밤새 견뎠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나타난 하준서는 늘 그래 왔던 것처럼 말했다.
“아침 차려.”
하지만 이번에는 움직이지 않았다.
“싫어.”
내 대답에 하준서의 눈빛이 싸늘하게 굳었다.
아마 잊고 있었던 모양이다.
우리의 결혼에는 처음부터 끝이 정해져 있었다는 걸.
사랑도, 약속도 아닌 계약으로 시작된 결혼.
그리고 그 계약이 끝나는 날까지... 이제 겨우 사흘 남았다.